“초고성능 서버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한국 서버기술의 매운 맛을 보여주겠다.”
최근 초고성능 서버를 잇따라 내놓으며 주목받고 있는 이기택 LSD테크 대표는 글로벌 업체와 경쟁을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에 비유했다. 아직은 버거운 싸움이지만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 판도를 바꿔 놓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클라우드서비스·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 같은 작업을 빠르게 수행할 수 있는 컴퓨팅 능력이 뛰어난 초고성능 서버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서버시장은 IBM·HP·오라클 등 거대 다국적기업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오랫동안 신뢰를 쌓아왔고 지속 연구개발로 시장 상황에 빠르게 대처한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우리 기업 서버는 틈새시장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LSD테크는 이처럼 해외 글로벌 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초고성능 서버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기존 서버보다 수십배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서버를 출시하고 클라우드서비스·빅데이터·IoT·AI 시장 공략에 나섰다.
LSD테크는 10년 이상 SSD서버를 공급하며 국내 SSD서버 시장을 이끌었다. SSD는 일반적으로 서버에 사용되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보다 부팅 및 로딩속도가 빠르다. 데이터 입출력(I/O) 속도가 높아 순간적인 대용량 접속 발생 시에도 병목현상 없이 처리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SSD서버는 일반 HDD서버에 비해 비싼 가격으로 보급이 더뎠지만 클라우드서비스·빅데이터·IoT·AI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빠르고 안정적 서버를 원하는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대중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LSD테크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글로벌 SSD서버보다 3~4배 빠른 특허기술을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SSD서버를 지속 개발해 제품을 다양화하고 국내외 고객사를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4차 산업혁명 기반을 SSD서버로 다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대표는 “초고성능 SSD서버로 새로운 사업 구축 및 서비스 부분에 일익을 담당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도전의 문 앞에 서 있는 이 대표에게 각오를 들어봤다.
-초고성능 SSD서버에 집중하고 있다. 왜 SSD서버인가.
▲SSD는 HDD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HDD는 자기디스크가 회전하는 방식이다.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기 위해 자기디스크 회전속도를 높이거나 인터페이스를 개선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이런 방식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다. SSD는 이 같은 물리적 제한이 없기 때문에 HDD와 최대 250배 속도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빠른 속도, 안정성, 내충격성 때문에 차세대 스토리지매체로 SSD를 선호한다. 노트북과 데스크톱PC는 SSD를 이용해 빠른 성능 향상을 볼 수 있다. 서버에도 SSD를 저장매체로 사용하면 빠르게 읽고 쓰기가 가능해져 속도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단위면적당 데이터 집적도가 높아 서버가 차지하는 면적이 줄어들고 전기 소모량도 크게 줄일 수 있다.
-LSD테크 SSD서버는 어떤 장점을 갖고 있는가.
▲LSD는 컴퓨터 내부 병목 현상을 완화하고 중앙처리장치(CPU)를 최소로 사용하는 MACT(Multi Array Channel Transaction)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서버 성능을 좌우하는 디스크 I/O 병목현상을 최소화했다. 해외 유명 서버보다 3배 이상 처리 성능을 보장한다. 1초에 2000개 한글문자를 60만 번 읽고 쓰는 60만 아이옵스(IOPS) 처리 능력을 갖췄다. 최근 보험사 국제회계기준(IFRS17) 처리업무에 이 서버를 적용해 기존 서버보다 1.5배 이상 성능으로 처리하는 결과를 얻어냈다. CPU 성능도 15% 이상 향상됐다. CPU와 메모리를 많이 활용하는 업무 적용에도 큰 성과가 있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빅데이터, 초고속데이터, 로그데이터 처리 분야, 고성능CPU 사용 분야 및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 분야 등에 적용할 수 있다. 최소 3~4대 이상 서버를 단 한대로 운영 가능해 SW라이선스 비용, IDC 운영비용, 전기요금 등 유지관리 비용 등 TCO 절감 효과가 크다.
-초고화질(UHD) 방송시대를 맞아 UHD VoD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시장을 어떻게 개척할 것인가.
▲LSD는 최근 UHD 방송 전용 100Gbps급 SSD서버를 개발했다. UHD 시대를 맞아 늘어나는 스트리밍 수요를 완벽하게 수용할 수 있다. UHD TV 영상 사이즈가 대략 28Mbps인 것을 감안하면 10Gbps 처리 성능을 가진 SSD서버는 320~330명, 100Gbps 제품은 3500명에게 끊김 없는 UHD 영상을 동시에 서비스할 수 있다. 서버 한 대로 UHD 4K 영상을 3500명에게 동시에 보내는 획기적 기술이다. VoD서버로 주로 사용되는 일반 HDD 서버가 최고 2Gbps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50배가량 성능 향상 효과가 있다. 일반 HDD서버 50대가 서비스할 수 있는 능력을 단 한 대가 처리할 수 있다. 기존 서버 수십대를 불과 몇대 서버로 대체할 수 있어 비용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기존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IDC확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케이블TV 및 IPTV 업체를 대상으로 적극 영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최근 슈퍼컴퓨터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코코링크와 제휴를 맺었다. 앞으로 전략은.
▲LSD는 초고속 디스크 입출력(I/O)성능 기술을 보유했고 코코링크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초고성능 연산 슈퍼컴 제조기술을 갖고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크다.
LSD테크는 CPU 성능과 디스크 I/O를 극대화하는 MAC-T 기술을 보유했다. MAC-T는 트랜잭션 처리 단위를 그룹 단위로 묶어 병렬 처리한다. 메모리는 최소로 사용하면서 일반 SSD의 두 배 이상 성능으로 높인다. 코코링크는 GPU 프로그래밍 분야 코드 이식과 최적화에 정상급 역량을 보유했다. 최근 1.26페타플롭스 초고성능 레디빌트 클러스터 슈퍼컴퓨터를 출시했다.
LSD의 디스크 I/O기술과 코코링크 GPU 기반 슈퍼컴퓨터 제조 능력을 하나로 합치면 단일 노드로 비교할 때 세계 최고 성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제품 대비 2~3배 빠른 속도를 내는 것도 가능하다.
지금까지 슈퍼컴퓨터는 CPU, GPU, 메모리 성능을 기반으로 평가했다. 이러한 연산 평가 성능은 디스크에서 파일을 불러오는 I/O과정이 빠졌다. 단순 숫자를 넘어 영상, 문서, 사진 등 비정형 데이터가 빠르게 증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맞지 않지 않는 평가다. LSD와 코코링크가 공동 개발하는 슈퍼컴퓨터는 디스크 I/O 성능을 극대화해 슈퍼컴퓨터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두 회사는 각 분야에서 최고 기술력을 갖췄지만 자본의 한계로 성장이 더뎠다. 협력으로 장점을 끌어올려 세계를 선도하는 슈퍼컴퓨터 기업으로 만들겠다.
-서버 임대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배경은 무엇인가.
▲최근 영상콘텐츠 고화질화와 빅데이터 수요 확대에 따라 관련 기업은 고성능 서버 투자를 늘리고 있다. 기존 HDD서버보다 성능이 탁월한 SSD서버가 각광받는 이유다. 하지만 높은 가격 때문에 기업은 SSD서버 구입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처럼 SSD서버 구축에 부담을 느끼는 기업을 위해 SSD서버 렌털 및 임대 사업에 진출했다.
게임서비스나 영상서비스를 검토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초고성능 서버를 활용해 고객 만족도와 TCO를 절감할 수 있도록 서비스 일체를 대행할 계획이다. SSD서버 이용액을 받고 임대하고 유지보수를 책임지게 된다. 대규모 IDC에도 서버를 임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비싼 가격 때문에 지연되고 있는 SSD서버 대중화에 촉매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4차 산업혁명에 가장 큰 이슈는 빅데이터 처리다.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모든 정형, 비정형 데이터를 근거로 미래를 예측하고 모든 부분에 필요로 하는 컴퓨팅 방법이다. 고성능 서버와 슈퍼컴퓨터를 조합하면 모든 데이터를 실시간 및 일괄 처리로 빠른 결과를 낼 수 있다. LSD가 가장 강점을 가질 수 있는 분야이며 노하우를 갖고 있다. 최근 많은 업체가 빅데이터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서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제약업체 신약개발과 자동차업체의 자율주행자동차 통합 정보시스템 개발 참여를 협의하고 있다. 선진국은 빅데이터를 미래 경쟁력 우위를 좌우하는 핵심 자원으로 인식한다. 빅데이터는 단순히 모으기만 하는 게 아니라 깊이 있는 분석과 무엇을 위해 사용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LSD테크는 빅데이터의 빠른 처리와 분석을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계속할 것이다.
-다음 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방송전시회 NAB에 참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NAB에 참가해 미국 1위 통신사 버라이즌과 100Gbps 고성능 VoD서버 공급 협상을 한다. 땅이 넓어 유선 네트워크보다 무선 네트워크가 더 발전한 미국은 5G 무선 네트워크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UHD 4K 영상을 5G 네트워크를 통해 서비스하려면 버라이즌은 현재보다 4배 이상 많은 IDC를 구축해야 한다. 비용적으로 수십조원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그러나 100Gbps 고성능 VoD서버를 사용한다면 현재 IDC로도 서비스가 가능하다. 버라이즌은 엄청난 비용을 줄이고 탄소배출도 최소화할 수 있어 고성능 서버 구매에 큰 관심이 있다. 이번 NAB 전시를 계기로 LSD테크는 명실공히 글로벌 서비스 회사의 첫발을 내디디게 될 것이다.
-향후 회사 청사진은 무엇인가.
▲고성능 서버 제조, 판매 회사에서 이 같은 인프라를 기반으로 서비스회사로 탈바꿈하려 한다. 고성능 서버와 CPU+GPU 기반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영상 제작부터 영상서비스까지 할 계획이다. 실사에 가까워 상상을 현실로 이끌어내는 애니메이션과 사람의 마음과 눈의 감성을 최대한 느낄 수 있는 영상, 교육 문화 환경을 바꿀 수 있는 교육영상 제작까지 계획하고 있다. 관련 SW회사와 협업하거나 인수합병을 통해 일원화된 비즈니스를 진행하고자 한다. 이 같은 콘텐츠를 세계 곳곳에 빠르게 안정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해저 케이블 공사도 계획하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