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뱅크, 금호타이어 인수 추진…업계 “실현 가능성 의문”

금호타이어 자율협약 마감 시한을 불과 3일 앞둔 27일 중국 더블스타 외에 타이어 유통업체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국내 기업 인수 추진을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채권단과 업계는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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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27일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기업으로 금호타이어 매각을 지켜보고 있을 수 없어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면서 “금호타이어를 인수해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기술 유출을 막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금호타이어가 생존하려면 판매를 늘려 가동률을 높여야 고용을 보장할 수 있다”면서 “전국에 판매망을 갖춘 타이어뱅크가 고용을 보장하면서 금호타이어를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국민 여론과 노조, 채권단을 만나 의견을 경청한 후 최종적으로 인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국내 기업의 인수 추진에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인수 의사를 밝힌 국내 기업이 있다면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려는 국내 기업들이 있는 상황에서 채권단이 해외매각 불발을 이유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업계는 타이어뱅크의 인수 추진에 의문을 제기했다. 먼저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능력을 갖췄는지가 관건이다.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서는 6500억원을 마련해야 하는 데, 타이어뱅크가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지 의문이 남는다. 2016년 회계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타이어뱅크 매출은 3729억원, 영업이익은 664억원, 당기순이익은 272억원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인수 자금은 타이어뱅크를 증시에 상장하거나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해 마련하겠다”면서 “중국이 아닌 해외 기업 2곳이 타이어뱅크가 국내 공장을 맡아주면 인수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가세했지만, 실현 가능성이 의문이다”면서 “일각에서 타이어뱅크 인수 추진이 이미지 메이킹이나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산업은행도 타이어뱅크 인수 추진에 대해 현실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공식적으로 제안 서류조차 제출되지 않았고, 회사 규모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인수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산은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노조가 30일까지 구조조정 방안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자율협약 절차를 중단하겠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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