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스트리밍 셋톱박스 업체 '로쿠'와 손을 잡았다. 양사는 올 여름부터 미국에서 삼성전자 스마트TV를 통해 '로쿠 채널'을 무료로 서비스한다. 삼성전자는 북미 인기 채널 로쿠를 확보함에 따라 스마트TV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로쿠와 손잡고 올 여름부터 미국에서 삼성 스마트TV를 통해 '로쿠 채널'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25일 밝혔다.
로쿠는 세계 최대 스트리밍 셋톱박스 업체로 애플TV나 아마존 파이어, 구글 크롬캐스트 등을 제치고 북미 최고 인기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나스닥 상장 이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로쿠는 셋톱박스와 스틱 등 하드웨어(HW) 기반으로 유튜브 무료 채널, 넷플릭스 유료 채널, HBO 케이블 채널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할리우드 영화, TV 콘텐츠 등을 모아 제공한다는 것이 강점이다.
삼성전자가 선보일 '로쿠 채널'은 지난해 하반기에 선보인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다. 수백편의 할리우드 영화와 TV 프로그램 등을 별도의 HW 없이 플랫폼 사업자와 제휴, 이용자에게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TV 안에 애플리케이션(앱)이나 론처 형태로 로쿠 채널 전용 서비스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로쿠 채널을 확보하면서 스마트TV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게 됐다.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률이 높은 북미에서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비율이 성인에서 절반을 넘었고, 10대에서는 80%도 넘는다. 넷플릭스나 왓챠플레이 등 기존의 삼성 스마트TV용 핵심 콘텐츠가 유료 서비스인 반면에 로쿠 채널은 광고만 보면 무료 시청을 할 수 있어 소비자 이용률과 만족도가 높다.
이번 제휴는 삼성전자 스마트TV 판매에 긍정 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지난해 북미 TV 시장에서 중국 TCL이 급성장한 배경으로 로쿠와의 제휴가 꼽힌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북미 시장에서 TCL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로쿠와 협업하면서 스마트TV 판매량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로쿠와 손잡으면서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따른 판매 확대는 물론 TCL 등 후발 제조사 견제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로쿠 역시 HW 기반 서비스를 넘어 시장 확대를 시도하는 가운데 북미 1위 TV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협력하면서 수백만 시청자를 기반으로 확보하게 됐다. 양사 모두 제휴로 이익을 얻는 만큼 앞으로 서비스 지역 확대도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는 미국에서만 채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2분기 말부터 스마트TV 사업에 긍정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