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쌀을 뜻하는 샤오미는 2010년 4월 창업 이후 겸손한 이름에도 고용 인원이 1만5000명, 기업 가치 50조원에 이르는 유니콘 3위의 거대 기업이 됐다.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감안하더라도 그야말로 파죽지세 성장이다.
창업자 레이쥔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해서 2년 만에 전산학 전공을 마치고 졸업한 천재다. 그는 이미 대학 재학 시절에 창업한 적이 있고, 23살 엔지니어로 킹소프트에 합류해 6년 후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회사를 상장시키고 난 뒤 2007년 건강을 이유로 은퇴했다. 이 후 레이는 엔젤 투자자가 되어 20여개 기업에 적극 투자했다.
그 가운데 중국에서 크게 성공한 Vancl.com, UCWeb, YY 등이 있다.
이후 그는 순웨이자본이라는 투자사를 설립해 전자상거래와 모바일 산업에 적극 투자했다. 2000년에는 온라인 도서 판매회사 조요닷컴(Joyo.com)을 설립, 4년 후 750억원을 받고 아마존에 매각했다. 이어 그는 자신이 투자한 회사 UC웹 회장으로 취임해 경영과 창업을 계속했다.
2010년 샤오미를 창업하고 그다음에 자신이 경영자로 있던 킹소프트 회장으로 재취임하는 등 끊임없이 디지털 기술회사 창업과 경영을 반복해 오고 있다. 2010년에 창업한 샤오미는 2014년 1억달러 규모의 자본을 유치, 기업 가치가 450억달러로 평가되고 있다. 샤오미의 성공으로 현재 레이는 13조원의 부를 축적한 억만장자가 됐다. 불과 4~5년 만에 10조원대 부를 축적했다.
샤오미의 글로벌 성공은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훌륭한 인재들을 결합한 경영팀과 사업 모델에서 찾을 수 있다. 창업 당시 레이는 6명의 파트너를 영입했다. 구글의 중국 엔지니어링 연구소의 부사장을 지낸 린빈, 모토로라 R&D센터장 출신의 저우광핑 박사, 또 다른 구글 출신 훙펑 등이 그들이다. 2013년 샤오미는 스마트폰을 해외에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구글에서 모바일 안드로이드 관련 제품을 총괄하던 부사장 출신 휴고 바라를 영입한다. 그는 지난해 샤오미를 그만두고 페이스북의 가상현실(VR) 관련 경영자로 이직하기까지 샤오미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휘했다.
레이는 모바일과 인터넷 사업에 글로벌 경험이 풍부한 인재를 적극 활용했다. 이 점은 중국 스타트업의 공통된 특징이다. 그들은 중국을 넘어 세계 지배의 야망을 품고 시작한다. 필요한 글로벌 인재를 적극 활용한다. 샤오미는 이제 중국을 넘어 인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에까지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샤오미는 다양하고 많은 제품을 과감하게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발굴한다. 팍스콘 등을 통해 생산하며, 자신들은 거의 이익을 붙이지 않고 저가로 파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샤오미는 종종 싸게 파는 중국의 애플로 불린다. 레이는 샤오미의 가격이 부품 가격에 불과하다고 했다.
샤오미는 고객의 목소리를 즉각 반영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고객의 온라인 의견을 반영한 새로운 디자인의 스마트폰을 매주 출시한다. 이러한 속도와 디자인의 우수성, 가성비로 샤오미는 열광 팬 클럽을 만들었다. 미팬의 충성도는 2015년 샤오미가 창립 5주년 기념 세일 행사에서 하루 만에 스마트폰을 210만대 판매함으로써 기네스북 기록을 달성하는 배경이 됐다.
중국의 짝퉁 제품에 대한 조롱으로 중국에서 만든 제품이 의외의 완성도와 성능을 보일 경우 '대륙의 실수'라고 불린다. 샤오미는 대륙의 실수를 연발하는 가성비 있는 스마트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랩톱 컴퓨터, 드론은 물론 다양한 스마트홈 제품을 출시했다. 수많은 제품을 샤오미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샤오미 미래를 밝게 보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열광 팬을 두고 있으면서 단일 제품이 아니라 플랫폼 전략을 구사, 고객에게 더 많은 연결 기기를 살 수밖에 없는 기반을 다져 오고 있다. 샤오미는 2016년 말 기준 6989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브로드컴 등 굴지의 회사들로부터 특허를 과감하게 인수 또는 라이선스로 확보했다. 샤오미는 제품, 사업 모델, 지식자산, 경영진까지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기반을 쾌속의 속도로 다지고 있는 강점이 유니콘 기업 3위 위치를 차지하게 된 비결이라 할 수 있다.
이병태 KAIST 교수 btlee@business.kaist.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