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재정지원사업이 대학의 자율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통합·개편되면서 국내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혁신대학모델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지원을 받기 위해 정부 입맛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각 대학 환경에 적합한 혁신이 예상된다.
객관적인 평가가 어렵고, 혁신 역량이 뒤처지는 대학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부분은 과제로 지적된다.
대학재정지원사업은 2000년대 초부터 활성화됐다. 2016년에는 수백억원 규모 사업이 신설됐다. 2017년 대학재정지원사업을 포함해 교육부의 전체 고등교육 예산지원 규모는 약 9.9조원에 달했다.
대학의 정부 의존도가 심화됐다. 해당 사업에 선정되느냐 마느냐가 대학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됐다. 대학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전체 혁신의 그림을 그리기 보다는 사업 보고서에 맞춰 체제를 개편하는 데 우선점을 뒀다.
해외에서는 미네르바대학처럼 다양한 혁신 모델이 쏟아졌으나 국내에서는 유행에 따라 단편적인 혁신프로그램이 도입되는 정도에 그쳤다.
정부도 대학과 지원사업 성과를 측정할 때 해당사업만 가지고 판단해 종합 평가가 어려웠다.
고등교육이 보편화되면서 고등교육 정부 부담 비율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는 OECD 평균 수준인 GDP 대비 1.1%까지 정부 전체 고등교육 지원예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해에는 0.95%였다.
교육부는 대학이 스스로 혁신안을 만들고 다양한 정부 사업을 활용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대학재정지원사업 개편 배경이다.
하지만 우려점은 남는다. 일부 대학은 제시된 지향점 없이 스스로 혁신안을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점이다. 대학이 만든 성과지표에 따라 평가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평가가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성수 교육부 대학학술정책관은 “그동안 목적성 사업을 통해 분야별로 대학의 혁신을 견인했다. 이제는 대학이 중장기적인 목표에 기반한 그림을 그리고 혁신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성과를 평가해 대학별로 재정지원을 감축하거나 더하는 등 동력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학에 혁신안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데 40억~90억원을 배분해 주는 재정지원사업이 성공한다면 4~5년 후에는 고등교육 교부금 재정도 가능하다.
고등교육이 보편화되면서 대학재정 규제가 강해진 만큼 보전성 지원 요구도 높아졌다. 고등교육 교부금법을 제정해 이를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자율에 따른 혁신이 원활하게 진행될 경우 교부금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GDP 대비 고등교육재정 지원사업 비율 >
(단위 : 억원, %)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