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레인에 한국형 국가 의료정보 인프라가 구축된다. 한국형 건강보험심사평가체계 구축에 이어 바레인에서 우리나라 의료IT 적용이 확대된다.
21일 정부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바레인 정부와 국가의료정보저장소 구축 사업을 체결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승택 심평원장이 바레인을 방문해 계약을 마무리한다.
국가의료정보저장소는 바레인 의료기관이 보유한 전자의무기록(EMR) 정보를 한 곳에 모아 저장·관리·활용하는 대규모 인프라다. 국가 의료 체계 혁신을 추구하는 바레인 정부가 건강보험 심사평가 체계와 함께 의료기관 간 정보 교류, 데이터 분석을 위해 역점을 둔 사업이다.
바레인 정부는 당초 자체적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었다. 시스템 규격, 정보서식이 제각각인 한계를 인지하고 심평원에 도움을 요청했다. 바레인 정부가 정보 연계 등 프로세스를 담당하고 심평원이 인프라 구축을 전담키로 잠정 합의했다. 이르면 하반기부터 작업에 착수해 내년 완료한다.
심평원 관계자는 “다음 주 김승택 심평원장이 바레인 국가의료정보저장소 구축 사업 계약식에 참가할 예정”이라면서 “UAE 대통령 순방에 동행하는 박능후 복지부 장관도 바레인에 들러 계약식에 참석한다”고 말했다.
사업 규모는 약 10억원이다. 사업 규모는 작지만 작년 3월 바레인 HIRA 시스템 수출 후 1년 만에 거둔 파급효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심평원은 2019년 11월까지 △의약품 관리 △건강보험 정보 △의료정보 활용 등 IT 기반 국가 건강보험 체계를 수출했다. 수출 규모는 약 155억원이다. 의약품, 의료기기, 의료 IT 솔루션 등 부가적 수출 효과가 기대됐다. 이번 사업 후 데이터 분석 솔루션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수요가 예상된다. 우리나라 기업 진출이 예상된다.
국가 보건의료체계 핵심인 건강보험심사평가시스템에 이어 보건의료 활용 인프라까지 우리 기술로 구현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국가의료정보저장소는 스토리지 등 하드웨어(HW)뿐 아니라 데이터 연계, 표준, 수집·관리 등 정보 관련 종합적 노하우가 필요하다. 심평원은 자체 노하우와 우리나라 IT 기업 솔루션을 접목해 구현한다.
장기적으로 보건의료 빅데이터 노하우까지 확보한다. 우리나라는 대형병원 중심으로 EMR 시스템이 산재해 데이터 통합이 어렵다. 개인정보 보호 이슈 등으로 하나의 저장소에 복수 의료기관 데이터를 저장하는 시도가 거의 없다. 이번 사업으로 의료 빅데이터 운영, 관리 노하우를 축적하고 데이터 분석 역량을 전파하는 계기도 된다. 심평원은 장기적으로 수집된 데이터 분석을 지원하기 위해 바레인 정부와 인력 양성 지원사업도 논의 중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HIRA 시스템 수출로 해외 의료IT 시장 진출 포문을 열었다면 이번 사업으로 우리나라 경쟁력을 세계에 다시 확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질병정보부터 각종 청구 데이터까지 수집된 정보를 분석하는 역량까지 중동에 전파 하겠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