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시대부터 현대까지 겪어온 역사의 아픔과 자아 성찰의 고민을 담은 시집이 나왔다.
현직 언론인 박원정씨(환경미디어 편집국장)를 비롯해 소나무 동인이자 시인인 박문규씨(고교교사), 역시 시인이자 대기업 임원으로 근무 중인 정진선씨 등 3인이 오는 25일 동인 시집 '솔꽃'(124쪽, 미래는 유리손안에 펴냄)을 발표한다.
그동안 신문이나 시 전문지엔 작품을 꾸준하게 발표해 온 박원정 국장은 이번 시집에 최근에 쓴 몇 편과 시작노트에 있던 일부 작품 등 모두 20여 편을 선보인다.
8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시대의 아픔을 함께 한 사람으로서 현실을 고발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 한 지식인의 이중성을 풍자한 '교수님과 목사님', 박종철 군의 죽음을 노래한 '거미의 죽음', 두 모자의 탈북 실패기인 '아리나래(2)', 침몰하는 세월호를 보면서 통곡하는 '뜨지 않는 배(20150416)' 등이 그것이다.
또한 정겨운 주말에 찾는 정겨운 시골생활과 자연에 몰입하면서 자기의 성찰을 깨우쳐가는 자서전 같은 시들도 여러 편 소개한다.
박 국장은 "늦게 세상에 내놓는다는 것이 오히려 두렵다"면서 "그러나 나의 아픔이 모든 사람의 아픔일 수 있다는 것에 용기를 냈다"고 말한다.
후배이면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이종수 시인은 "시인은 시를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직업을 가졌다. 시대를 외면하면 안 되는 사상과 실천 정신을 가졌음을 세 분의 시에서 느낀다"면서 "각자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현실이라는 골목을 지나 큰 길에서 다시 만난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며 시의 고삐를 바짝 당겨본다"고 전했다.
한편 이들 3인은 오는 30일 저녁 서울 종로구 부암동 '무계원'에서 조촐한 출판기념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전자신문인터넷 나성률 기자 (nasy2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