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주가가 하루 만에 7% 이상 폭락하면서 약 367억달러(한화 39조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페이스북 사용자 5000만명 개인정보가 영국의 데이터분석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로 유출됐다는 혐의를 받으면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소셜미디어회사들의 데이터 이용 관행 전반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즈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EU는 물론이고 영국의 데이터보호기관과 선거위원회 등도 CA가 2016년 미국 대선에 사용자 데이터를 이용했는지 조사를 시작했다. 영국정보위원회(ICO)도 자국 선거에 유출된 개인정보가 사용됐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하는 것은 물론 회사에 압수수색 영장도 발부받을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페이스북과 데이터분석 회사의 개인정보 유출이 인터넷 회사 전반에 규제를 강화할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과 EU 정부는 디지털 광고 남용을 억제하기 위한 추가 조사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EU는 현재 정보 유출 건에 대해 세계 매출 4% 또는 2000만유로(한화 264억원)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새로운 개인정보 규제를 도입하기 직전이다. 만약 새 규정이 적용됐다면 사용자당 4만달러(4280만원)에 해당하는 벌금을 내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럽의회 안토니오 타자니 의장은 “페이스북 사용자 데이터를 오용했다는 것은 시민들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한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이라며 “유럽의회는 디지털 플랫폼에 대해 충분히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 관계자는 페이스북과 CA에서 벌어진 일이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향후 데이터 유출을 막기 위한 법안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A는 페이스북에서 얻은 데이터를 모두 삭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