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최대주주인 이건희 삼성 회장뿐 아니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게 된다. 심사가 최다 출자자 1인에서 특수관계 주주까지 확대되기 때문이다. 심사 대상이 재산 국외 도피 등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위반하는 행위를 저리르면 의결권도 제한된다.
또 금융회사의 사외이사나 감사위원 선임 과정에서 최고경영자(CEO)가 배제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 금융회사지배구조법 및 시행령, 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15일 밝혔다.
향후 법제처 심사를 거쳐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올해 6월 개정을 완료한다. 본격 시행 시기는 내년 7월로 전망된다.
이번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제도 합리화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투명성 제고 △임직원 보수통제 강화 및 내실화 등을 골자로 한다.
우선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대폭 강화된다. 심사대상을 최다출자자 1인에서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주'로 확대한다. 최다 출자자 1인의 특수관계 주주, 포괄위임을 받은 대리인, 운용사(펀드)도 대상에 포함된다. 최다출자자와 함께 지배력을 행사할 여지가 있는 주주는 모두 심사한다는 의미다.
법 시행 이후 발생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행위(금고형 이상)나 배임죄도 결격사유로 간주한다. 현행법상 결격사유는 금융관련법령, 조세범처벌법, 공정거래법 위반 등에 한정됐다.
결격 사유 발생 시, 해당 최대주주의 보유의결권 중 10% 초과분에 대해 최대 5년간 의결권을 제한한다. 의결권이 10% 미만인 주주는 대주주와 거래제한 조치를 취한다.
앞으로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는 사외이사와 감사 후보추천위원회 참여가 금지된다. 기존 권고 차원을 넘어 아예 법적으로 CEO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막는다.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임원후보추?위원회 3분의 2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한다.
CEO 선임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후보자 평가 기준(금융전문성, 공정성, 도덕성, 직무전념성 등) 지배구조 내부 규범에 명시한다. 관리 내역을 주주에게 주기적으로 보고한다. 엄격한 자격 기준을 충족한 사람 위주의 후계 구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다.
대신 CEO 및 이사 선출과정에서 소수주주 참여를 유도한다. 대형 상장금융회사에 대한 주주제안권 행사요건을 '의결권 0.1% 이상'에서 '의결권 0.1% 이상 또는 주식액면가 1억원 이상'으로 완화한다.
사외이사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후보 추천 때 이해관계자·외부전문가 추천, 연임 시 외부평가를 받도록 한다.
한편 금융감독당국은 이날 지배구조 운영실태 점검결과도 발표했다. 지배구조 취약사항으로는 △이사회 구성 및 역할 미흡 △사외이사 선임 및 평가절차 투명성 부족 △최고경영자 경영승계계획 운영 미흡 △ 성과보수체계 정비 소홀 등이 언급됐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