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이슬·처음처럼 등 희석식 소주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국내 소주 시장에서 증류식 소주 인기가 커지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일품진로', 광주요그룹의 '화요'가 선점 하고 있는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롯데주류는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며 경쟁에 불을 붙일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는 증류식 소주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사내 제품명 공모에 나섰다. 2016년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대장부'를 출시하며 증류식 소주 시장에 진출한데 이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전선 확대를 꾀한다.
롯데주류가 준비 중인 증류식 소주는 보리를 이용한 '보리 증류주'와 '쌀 증류주' 2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증류식 소주는 쌀을 원료로 만들어 깊은 향과 깔끔한 맛을 살리지만 롯데주류는 보리를 이용한 증류식 소주로 승부수를 띄우는 것이다.
보리증류주는 보리를 감압증류해 구수한 향이 특징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지난해 6월 전통주기업 배상면주가가 '보리아락'을 출시했으며 국순당은 2016년 9월 고구마 특유의 달콤하면서도 은은한 향이 특징인 고구마 증류주 '여주명주'를 출시한 바 있다.
소주업체는 비슷한 주정으로 제조사별 감미료를 첨가하는 등의 방법으로 제품 차별화에 나서고 있지만 와인이나 맥주처럼 다양한 맛을 내기 어려워 원료 자체에 차별화를 두는 것이다.
롯데주류의 증류주 신제품 출시 일정은 미정이며 기존 증류식 소주 대장부 판매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제품 개발 과정에서 직원 의견을 수렴한 것이지 현재 구체적 제품 출시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증류식 소주 시장은 2015년 70억원에서 지난해 약 100억원으로 증가했다. 전체 소주 시장 규모 2조원에 비해 극히 미비하지만 하이트진로, 광주요, 롯데주류 등 대형 주류업체가 가세하며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일품진로는 △2014년 102.4%, △2015년 192.1%, 2016년 37%, 2017년 39.2%로 크게 성장 중이다. 2016년부터 성장세가 꺾인 것은 원액 부족으로 하이트진로 자체적으로 판매량 제한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 '참나무통 맑은이슬', 롯데주류 '대장부21', 무학 '좋은데이1929' 등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에 비해 저렴한 준 프리미엄 소주 시장도 증가하고 있다.
독주·과음을 기피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희석식 소주에 대한 소비자 피로감이 높아지자 품질은 한 단계 높으면서도 부담 없는 가격인 준 프리미엄 소주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업계 관계자는 “증류식 소주가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하이트진로와 광주요그룹이 양분하고 있던 시장이 롯데주류 가세로 경쟁이 보다 치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