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 제안과는 별도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한 비공개 '추가 특별메시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는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특별히 전달해 달라고 한 특별메시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개되지 않은 구두 메시지가 있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신뢰구축의 하나로 매우 포괄적인 이야기였다”고 전했다.
지난 5∼6일 대북특사로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나고 온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앞서 8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정 실장이 전달한 김 위원장의 메시지는 북미정상회담 개최 의사와 체제 보장을 전제로 한 비핵화 의지, 추가적인 핵·미사일 도발 중단,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이해 등이었다.
김 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 개최 제안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되기 전까지 일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이번 비공개 메시지 내용 또한 전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같은 비공개 메시지는 북한 인권문제 개선 의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현재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3명의 석방 문제도 언급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다만 이들의 석방은 5월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고위급 접촉의 결과 또는 북미정상회담의 성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외에 김 위원장이 미군 철수를 주장하지 않고 한반도의 미군 주둔을 용인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김정은 이전의 북한 지도자들도 미군의 한반도 주둔을 인정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