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가 국내에서 수입차 최초로 자율 주행 임시 운행 허가를 획득했다. 플래그십 세단 'A8'을 기반으로 하는 아우디 자율주행차는 센서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시속 60㎞ 이하 속도로 사람 대신 운전할 수 있다. 아우디는 주행 정보, 도로 및 교통 정보를 수집해 앞으로 국내 자율 주행 완성도를 높이기로 했다.
8일 국토교통부 및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에 따르면 '아우디 A8 자율주행차'는 해외에서 개발된 자율주행차 가운데 최초로 국내 일반도로에서 주행할 수 있는 임시 운행 허가를 받았다.
업계는 이번 아우디를 시작으로 벤츠, BMW, 닛산 등 다른 외산차의 국내 자율주행차 진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율 주행을 위해서는 차량 완성도와 함께 지역별 정보와 데이터 확보가 필수다. 이 과정에서 차 업계와 국내 정보업체 간 다양한 협업도 이뤄질 전망이다.
아우디는 지난해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3'에 해당하는 자율 주행이 가능한 신형 'A8'을 선보인 바 있다. 신형 A8은 차량에 탑재된 AI가 6대 카메라와 레이저 스캐너를 활용, 자동으로 차로를 변경하거나 장애물을 피한다. 중앙분리대가 있는 고속도로 또는 여러 차로가 있는 도로에서 시속 60㎞ 이하 속도로 자율 주행이 가능하다. 교통 정체가 있는 시내에서도 자율 주행을 구현한다.
국내 임시 주행 허가를 받은 차량도 같은 기술 수준이다. 시험 차량에는 △차로유지보조(LKA) △예측효율시스템이 결합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Predictive ACC), 어댑티브 크루즈 어시스트(ACA), 전방추돌경고(FCW) 등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 기본으로 장착됐다. 해당 시스템은 버튼 하나로 간편하게 작동되며, 운전자가 의도할 시 언제든 차량 제어가 가능하다. 또 주변 물체 탐지를 위한 레이더 및 라이다, 카메라, 중앙운전자보조컨트롤러(zFAS) 등 조건부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됐다.
zFAS는 아우디 자율주행 기술의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 장치다. 운전사 역할을 하는 AI 트래픽 잼 파일럿 시스템(AI TJP)은 오작동을 방지하기 위한 빌트인 리던던시(Built in redundancy)를 고려해 설계됐다. 카메라가 탑재된 레이저 스캐너를 활용해 자율주행하는 세계 최초 양산용 시스템으로 차량 앞 전체를 스캔한다. 센서로 입력된 데이터는 zFAS에서 처리된다. 시스템에서는 초당 25억건 속도로 정확한 환경 모델을 생성한다.
국토교통부는 민간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2016년 2월 자율주행차 임시 운행 허가제도를 도입했다. 자율 주행에 필요한 정밀 도로 정보 등을 무상 제공한다. 지금까지 현대차(15대), 서울대(4대), 삼성전자(2대), 전자통신연구원(2대), 한국교통안전공단(2대), SK텔레콤(1대) 등 17개 국내 업체가 개발한 자율차 40대에 대해 임시 운행 허가가 이뤄졌다.
아우디는 한국이 2020년 '레벨3' 자율 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자율주행차 시험장 '케이시티(K-City)', 정밀도로지도 제공 등 지원을 아끼지 않는 점을 고려해 임시 운행 허가를 신청했다. 국토부는 이번 임시 운행 허가를 내주면서 안전을 위해 고속도로 등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만 자율 주행을 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지도 반출 금지, 국가보안시설 접근 제한 등 보안 준수 서약도 받았다.
르네 코네베아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그룹 총괄사장은 “지속된 시험 주행으로 국내 도로 상황 및 교통 환경과 관련된 데이터를 축적, 다음 단계의 자율 주행 기술 연구개발(R&D)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