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2018년형 TV 신제품을 공개하면서, 세계 TV 시장을 겨냥한 양사간 전쟁이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13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를 정조준했고, LG전자는 올레드(OLED) TV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공세를 강화한다. 양사는 인공지능(AI)을 올해 핵심 기술로 제시했고, 초대형 시장 확대를 노리는 등 전략도 맞부딪친다.
◇QLED vs 올레드 빅뱅
세계 TV 시장 1, 2위를 달리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부터 보급형 제품에 이르기까지 맞대결을 펼친다. 양사간 대결 최전선에는 삼성전자 'QLED TV'와 LG전자 '올레드 TV'가 있다. 최고 프리미엄 제품을 강조하는 이유는 수익성도 좋지만, 전체 TV 제품에 대한 이미지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2018년형 QLED TV는 49형에서 88형까지 4개 시리즈, 16개 모델이다. 올해 신제품은 컬러볼륨 100% 구현 등 기존 QLED TV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블랙 구현 수준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이를 위해 백라이트 구조를 변경하고, 블랙필터를 장착했다. 로컬 디밍 등 소프트웨어 기술도 더했다. 또 Q엔진을 통해 디테일한 명암비, HDR10+, 화질 업스케일링 최적화, 잔상 없고 빠른 응답속도 등을 구현한다.
LG전자는 올레드 TV 총 10개 모델을 새로 출시한다. 올레드 TV는 백라이트 없이 픽셀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끄고 켤 수 있어 자연 그대로의 색과 완벽한 블랙을 표현한다. 슬림 디자인과 TV 화면 테두리를 거의 느낄 수 없는 '시네마 스크린' 디자인은 마치 극장에서 보는 듯한 몰입감을 준다. LG전자는 올해 올레드 TV 시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가격을 지난해보다 20% 가량 낮췄다. 성능은 향상했지만, 가격은 낮춰 소비자 진입 문턱을 낮췄다.
◇초대형 시장이 새 격전지
프리미엄 TV 시장 트렌드는 대형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50인치대가 대형 제품 주요 시장이었다면, 올해부터는 60~70인치대 초대형 제품이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TV 시장에서 48인치 이상 대형 제품 비중이 40%를 넘어섰다. 올해는 55인치 이상 제품 비중이 25.6%를 기록하며, 4대 중 1대가 초대형 TV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화 추세에 맞춰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대형 TV 라인업을 확충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QLED TV 4개 시리즈 모두에 75형 이상을 포함시켰다. 삼성전자는 올해 75형 이상 TV 시장이 200만대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LG전자 역시 초대형 프리미엄 TV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77형 올레드 TV를 1000만원 대에 출시했다. 또 주력 제품도 55형보다 65형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양사 모두 초대형 시장을 노리지만, 세부 전략은 다소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는 올레드 TV보다 한 단계 더 큰 시장을 겨냥한다. 대형 제품으로 갈수록 LCD와 OLED 패널 가격 차이가 커지기 때문이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초대형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AI 기반 사용성 새 경쟁 요소로
TV의 핵심 경쟁요소는 화질이다. 하지만 화질 기술이 계속 진화하면서 업체간 차이가 줄고 있다. 화질 이외의 새로운 경쟁 요소가 부각되는 이유다.
올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차별화 포인트로 나란히 인공지능(AI)을 꺼내들었다.
삼성전자는 AI 기반 음성인식 플랫폼 '빅스비'와 IoT 서비스 통합 앱 '스마트싱스 앱'을 적용해 스마트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음성 명령으로 원하는 영상을 찾고, 다른 기기와 콘텐츠 공유도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지난 주에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 TV로 보여줘”, “유튜브에서 웃긴 영상 찾아줘” 같은 복합적인 명령도 인식해 수행한다. 또 사용자 맞춤형 프로그램 가이드인 '유니버셜 가이드'를 새로 탑재돼 사용자 시청 이력을 분석하고, 기호에 맞는 실시간 채널과 OTT 콘텐츠 등을 자동으로 추천해 준다.
LG전자도 AI를 적용해 자연어 음성인식 기능을 제공한다. “요가 강좌 틀어줘”, “유튜브에서 클래식 틀어줘” 등을 말하면 TV 프로그램, VoD 서비스, 유튜브 등에서 관련 영상을 찾아준다. 말로 검색도 할 수 있다. “구글에서 여의도 맛집 알려줘”와 같이 질문하면, 검색을 통해 답을 보여준다. 타 기기와 연동하거나, 볼륨과 채널 변경도 말로 간편하게 할 수 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