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아메리칸 드림 꿈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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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쥔 샤오미 CEO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아메리칸 드림' 의지가 식지 않고 있다. 화웨이에 이어 샤오미가 세계 최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인 미국 진출 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중국 제품에 대한 불신감이 높고 급성장한 중국 스마트폰에 대한 경계심도 적지 않아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꿈이 조기에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레이 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그는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 미국 소비자에게 샤오미 스마트폰을 판매할 것”이라고 구체 시기도 적시했다.

샤오미는 미국에서 스피커, 카메라, 전자저울 등 기기를 판매했지만 특허·보안 등 문제로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못했다.

레이 쥔 CEO는 미국 진출이 쉽지 않다는 점을 인정했다. 미국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스마트폰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현지 법률과 규정을 이해하는데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샤오미 계획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미국 정부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 이동통신사와 교류를 차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미국 시장 진출을 타진한 화웨이가 미국 정부 반대에 의해 좌절된 바 있다. 화웨이는 1월 미국 2위 통신사 AT&T와 스마트폰 '메이트10'을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포기했다. 미국 1위 통신사 버라이즌도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 계획을 철회했다.

버라이즌과 AT&T의 이 같은 결정에는 미국 정부 입김이 작용했다. 미국 정보기관은 물론 일부 국회의원은 중국 정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화웨이가 만든 스마트폰은 보안 위험이 우려된다며 미국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미국 시장 진출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 스마트폰은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고 디자인과 성능이 개선됐지만 근본 불신 해소가 전제되지 않으면 사실상 미국 진입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제조사의 '짝퉁' 혹은 '싸구려'라는 이미지 개선도 급선무다. MWC 2018에서는 다수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아이폰X, 갤럭시S9 등을 모방한 제품을 전시, 민낯을 드러냈다.

중국 제조사 중 미국에 진출한 건 ZTE가 유일하다. ZTE는 중국 기업 보안 문제가 불거지기 이전인 2011년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국가안보국(NSA)이 보안 유출 문제를 우려, ZTE 제품을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미국 매체는 “ZTE는 미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5위권을 유지하며 유일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로 입지를 다졌지만 언제 퇴출될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미국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체제에, LG전자·ZTE·모토롤라가 뒤를 잇고 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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