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투톱 '롯데 신동빈-신세계 정용진' 엇갈린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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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맞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행보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의 법정구속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으며 경영 시계가 불투명해졌다. 반면 신세계 정 부회장은 연초 부터 굵직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미래먹거리 발굴을 위한 해외 출장길에 오르는 등 광폭 행보다. 롯데그룹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며 그룹 현안을 차질없이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트렌드에 민감한 유통업계 특성상 두 오너의 상반된 행보는 향후 그룹 미래에 상당한 영향을 가져 올 전망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1월 미국계 투자운용사 2곳과 온라인 분야에 1조원 이상 투자 유치를 발표했다. 온라인 사업분야에서 세상이 깜짝 놀란 만한 발표를 할 것이라고 예고한 뒤 통 큰 투자를 단행 한 것이다. 정 부회장은 온라인 사업 부분 투자 발표에 이어 오프라인 사업과 관련해 5월 깜짝 발표를 예고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정 부회장은 연초부터 베트남, 호주, 일본, 유럽 등 해외 현장경영을 확대했다. '젊은 감성', '파격 실험', '세상에 없던 시도' 등으로 끊임없는 도전을 펼치고 있는 정 부회장이 그룹 유통 사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세계 각국의 유명 매장과 현지 관계자들을 만나며 아이디어를 얻고 있는 것이다.

각종 규제와 시장 포화에 직면한 국내 유통 업계의 한계를 벗어나 생존을 위한 미래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직접 콘텐츠 발굴에 나서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정 부회장의 최근 행보는 '펀스토어'와 '차별화'에 이은 '고급화'에 직결된다. 정 부회장은 특이한 아이디어 제품부터 해외명품 브랜드 제품까지 다양한 상품을 초저가에 판매하는 일본의 '돈키호테'와 의류와 잡화부터 주방용품, 욕실용품까지 다양한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 미국의 'TJ맥스' 등 해외 유명 유통매장을 벤치마킹해 '재미'를 내세운 오프라인 매장을 준비하고 있다.

유럽 출장길에서는 각국의 유명 식자재 매장 등을 둘러보며 대형마트와 SSG푸드마켓과 PK마켓 등 프리미엄 푸드마켓 사업에 가치와 고급스러움을 더하기 위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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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롯데는 구속 수감 된 신 회장과 함께 손발이 묶였다. 신 회장 부재 이후 긴급가동된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중심의 비상경영위원회는 지난주 롯데지주 임시 주주총회에서 비상장 6개사 합병·분할합병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하며 첫 고비를 넘겼지만 그룹 창립 이후 최대 위기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신 회장 원톱 체제를 구축하며 빠르고 과감한 결정으로 몸집을 키워 왔던 롯데는 지난 몇 년간 준비해온 신사업들이 중단될 수 있는 위기에 처했다. 특히 그동안 대규모 인수·합병(M&A)이나 사업구조 개편, 투자, 경영혁신 작업 같은 굵직한 경영 현안을 진두지휘했던 신 회장의 공백은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롯데가 추진 중인 해외 투자 규모는 10조원에 달한다. 롯데가 인도네시아에서 추진 중인 40억달러(약 4조2880억원) 규모의 화학단지 건설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롯데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회사인 크라카타우스틸(KS)이 소유한 타이탄 인도네시아 공장 부지까지 매입했지만 완공 시점이 연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중국을 대신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사업도 주춤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5월 사업권이 만료되는 롯데홈쇼핑 재승인 심사, 지지부진한 중국 롯데마트 매각, 호텔롯데 상장 등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또 이명박 정권 시절 롯데월드타워 인허가 특허 의혹도 다시 불거졌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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