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커뮤니티가 게시판을 벗어나 자체 플랫폼으로 진화한다. 콘텐츠 공유를 기본으로 데이터 분석, 음성 채팅 기술을 더한 커뮤니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넥슨은 1월 출시한 모바일게임 '야생의 땅:듀랑고' 공식 카페를 열지 않았다. 대신 '듀랑고 아카이브'를 운영한다.
듀랑고 아카이브는 페이스북, 네이버 등 외부 포털 콘텐츠와 자체 콘텐츠를 한 곳에 모은 채널이다. 대부분 게임사가 출시와 동시에 포털 카페에 공식 커뮤니티를 여는 것과 방법을 달리해 이용자와 소통한다.
듀랑고 아카이브에는 2개월 동안 약 1200만명이 방문했다. 2월 말 기준 하루 평균 17만명 유저가 찾는다. 넥슨은 콘텐츠와 큐레이팅에 대한 이해도 높은 구성원으로 '듀랑고 아카이브' 전담 조직을 구성했다.
이들은 간단한 듀랑고 생존 팁부터 각 분야 장인이 전수해주는 심화 공략, 소소한 일상과 유쾌하고 창의적인 에피소드 등 공유용 콘텐츠를 따로 만든다.
박지애 넥슨네트웍스 게임마스터는 “이용자가 직접 만드는 재미있는 사연과 공략, 팁 등 유용한 정보를 유저와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아카이브를 통해 게임 관련 정보 뿐 아니라 콘텐츠에서 파생되는 새로운 재미, 즐거움을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피지지(OP.GG)는 게임 플레이 데이터를 분석하는 툴에서 최근 커뮤니티로 성장 했다. 온라인게임 '리그오브레전드' 분석툴로 시작해 '오버워치'를 비롯한 e스포츠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로 거듭났다. 프로게이머 리플레이를 공유하기도 하고, 롤모델을 정해 팔로잉하며 어깨 너머로 게임을 배우는 플랫폼으로 인기를 끈다.
보이스 채팅 프로그램 디스코드는 최근 1인칭슈팅(FPS) 게임 필수요소로 떠올랐다. 토크온이나 스카이프에서 제공하는 단순 음성 채팅 기능을 넘어 게임별로 서버를 구성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커뮤니티로 급부상했다.
쉬운 사용방법과 보안, 게임에 특화된 기능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마인크래프트' '포트나이트' 등 세계에서 인기를 끄는 게임 이용자들이 많이 사용한다.
프로게이머나 프로게이머 지망생들이 서로 모여 연습경기로 전력을 체크해보는 용도로 인기를 끈다. 디스코드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2017년 12월 기준 가입자수 8700만명과 하루 활성사용자수(DAU) 1400만명을 기록했다.
게임사 관계자는 “오프라인 게임 잡지를 통한 소통을 1세대 게임 커뮤니티로 본다면 2세대 커뮤니티는 디시인사이드, 레딧, 네이버 카페 등 웹 게시판을 중심으로 자라났다”면서 “최근 경향은 멀티미디어와 데이터 분석, 음성 채팅 등 게임 외적 기술이 중심이 된 플랫폼 형태 커뮤니티로 진화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