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인공신경망을 1개 칩으로 처리…'모바일 AI 전용 칩'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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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외부 서버 등과의 연결 없이 단말 자체에서 감정 인식, 자동 번역 등을 수행하는 인공지능(AI) 전용 반도체를 개발했다. 복수의 인공신경망을 1개 칩에서 처리한다. 기존의 AI보다 전력 소모는 줄이고 속도는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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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회준 KAIST 교수

유회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팀은 팹리스 스타트업 유엑스팩토리와 함께 통합신경망처리장치(UNPU)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칩은 가변 인공신경망 기술을 적용, 딥러닝 효율을 높인 것이 핵심이다. AI 전용 칩으로 활용된다.

UNPU는 2차원 데이터를 학습하는 회선신경망(CNN), 시간 흐름에 따른 데이터를 학습하는 재귀신경망(RNN)을 1개 칩에서 처리한다. 인식 대상에 따라 에너지 효율과 정확도를 다르게 설정, 최적 성능을 발휘한다.

회선신경망은 이미지 내 객체 분류 및 탐지, 재귀신경망은 영상·음성 인식과 단어 의미 판단 등에 주로 사용된다. 기존에는 용도별로 다른 칩을 사용했다. 이를 1개 칩에 통합하면 에너지 효율과 속도 향상에 유리하다.

인공신경망은 뉴런과 뉴런의 결합으로 기억해 연산을 수행한다. 이때 뉴런 간 결합 정도는 정밀도로 표시된다. 연구팀이 개발한 UNPU는 이를 1~16비트 안에서 자유롭게 조절한다. 하나의 칩에서 다양한 신경망을 저전력, 고성능으로 구현할 수 있다.

AI 전용 가속 프로세서여서 '모바일 AI'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UNPU의 회귀신경망 연산 성능은 기존의 세계 최고 반도체 대비 1.15배, 재귀신경망 연산 성능은 13.8배 각각 향상됐다. 에너지 효율은 40% 개선됐다.

기존 AI는 전용 칩이 아닌 소프트웨어(SW) 기반이어서 외부의 고성능 서버와의 연결이 필수였다. 전력 소모가 크고, 연산 속도도 한계가 있다. UNPU를 사용하면 칩 내에서 필요한 AI 연산을 모두 수행한다. '오프라인' 단말에서도 칩을 이용, AI 기능을 제공한다.

연구팀은 UNPU를 활용해 스마트폰이 7가지 사용자 감정을 인식하는 시스템도 개발했다. 카메라로 얼굴 표정을 촬영할 때 행복, 슬픔, 놀람, 공포, 무표정을 구분한다.

유회준 교수는 “모바일에서 AI를 구현하기 위해 저전력으로 가속하는 반도체를 개발했다”면서 “물체 인식, 감정 인식, 동작 인식, 자동 번역 등 다양하게 응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팀은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고체회로설계학회(ISSCC)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정보통신방송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았다.

용홍택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협력해 AI 반도체 개발을 위한 대형 사업을 기획하고 올해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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