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평창' 성적 엇갈려…CJ·신세계 '웃고'- 롯데 '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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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여자 국가대표팀.

2018 평창동계올림칙이 성황리에 폐막한 가운데 비인기 종목에도 묵묵히 대표팀과 선수들을 후원한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스켈레톤과 스노보드, 봅슬레이, 컬링 등은 아시아 선수들의 메달 불모지로 불렸던 종목이지만 기업들의 뚝심 지원으로 평창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적 신드롬을 몰고 온 컬링 국가대표팀은 신세계그룹이 수년간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 신세계그룹은 2012년 10월 대한컬링경기연맹과 공식 후원협약을 맺고 연맹 운영비와 전국 대회 개최, 우수 팀 훈련비를 지원해왔으며 총 100억원 가량의 규모를 지원했다.

올림픽 공식 후원사가 아니라 컬링팀 경기나 시상식 등 어느 곳에서도 신세계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지만 꾸준히 컬링 대표팀을 후원한 '키다리 아저씨' 역할을 해 온 것이다.

스포츠 매니아인 정용신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2012년 당시 컬링은 대기업이 아무도 지원에 나서지 않는 종목이였지만 국내 동계스포츠 발전 종목으로 눈여겨보고 지원에 나섰다. 스케이트와 스키 외에 이렇다 할 동계 레저 스포츠가 없는 국내 특성상 저변이 확산된다면 비교적 좁은 공간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컬링이 동계 국민 스포츠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를 위해 신세계그룹은 컬링 종목 후원을 소속팀 창단이나 국가대표 등 특정팀을 지원하는 방식이 아닌 연맹 차원의 지원을 통해 수혜 범위를 넓혔으며 연맹의 운영을 지원, 컬링의 인프라와 저변 확대를 통한 선수층을 두텁게 하는 것을 목표로 장기적 관점에서 컬링을 지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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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초로 스켈레톤에서 메달을 획득한 윤성빈 선수

CJ는 기업의 온리원(ONLYONE) 경영 철학을 스포츠에 접목해 비인기 종목이었던 설상·썰매 종목 선수와 협회를 2010년부터 후원해왔다. CJ는 선수들의 기술력 향상을 위해 외국인 코치를 전담 배정하고 일부 종목은 선수의 체격 조건에 맞는 장비를 자체 제작해주는 등 다양한 측면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CJ의 후원에 힘입어 윤성빈 선수는 대한민국 썰매 사상최초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으며 이상호 선수도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서 한국 스키·스노보드 사상 최초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CJ그룹은 이상호와 윤성빈 이외에도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김호준, 모굴스키 최재우 등 비인기 설상 종목 선수들을 후원하고 있다.

CJ그룹은 CJ제일제당 등 계열사를 통해 120억원을 후원하고 '비비고' 만두와 어묵 등을 독점 공급해 선수들의 식단에 올리는 등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한식 전도사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올림픽 공식후원사로 나선 롯데는 올림픽 이전부터 '평창롱패딩'과 '평창스니커즈' 등이 인기를 끌며 기대감을 높였다. 평창과 강릉 지역에서 운영하는 '슈퍼 스토어'를 비롯해 롯데백화점의 총 59개 공식 스포어는 하루 매출이 10억을 넘어서기까지 했다.

하지만 대한스키협회 회장으로 수년간 스키팀을 후원해왔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대회기간 중 구속수감됐다. 신 회장은 올림픽 기간 내내 대한스키협회 회장 자격으로 평창에 상주하며 적극적인 민간 스포츠 외교를 펼칠 계획이었지만 모든 계획이 무산됐다. 신 회장은 한국 스키 첫 은메달 소식을 옥중에서 들어야만 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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