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구글 개발자가 사내에서 성·인종 차별에 맞서 싸웠다는 이유로 해고됐다면서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IT전문매체 기즈모도는 22일 작년 11월까지 구글 사이트 안정성 엔지니어로 근무했던 팀 슈발리에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고등법원에 구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슈발리에는 구글이 작년 실리콘밸리에서 성차별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이른바 '다양성 메모'사건 때문에 자신을 부당 해고했다고 주장했다.
작년 기즈모도를 통해 처음 보도된 '구글 다양성 메모'사건은 구글 개발자인 제임스 다모어가 회사 내부 포럼에 남성과 여성의 성적 능력 차이와 사내 역차별문화가 있다는 글을 공유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다모어는 사내에 잘못된 성차별문화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슈발리에는 당시 다모어를 강하게 비판하는 게시물을 올려 회사로부터 지나친 징계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블로그에 다모어에 대해 '미소지니틱(여성혐오)'이라고 비난하고, 또 다모어 등을 상대로 '백인소년은 특권을 기대하고, 그것을 받지 못하면 위협을 느낀다'고 말한 것을 회사가 문제 삼았다고 전했다.
다모어도 올해 1월 구글이 백인 남성 보수주의자를 차별한다면서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한편 얼마 전 미국 노동관계위원회는 다모어의 성차별 발언에 대해 '구글의 해고가 옳다'는 판결을 내놨다.
결국 자신을 각각 보수와 진보라고 주장하는 두 사람이 모두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슈발리에는 회사가 차별과 성희롱을 방조하고, 잘못된 생각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명에서 “구글이 내 게시물이 내가 당하는 괴롭힘에 대한 편견을 드러냈다는 이유로 해고를 정당화한 것은 잔인한 아이러니”라면서 “반차별법은 소외계층과 소수집단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 공격 대상자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구글 대변인은 “우리는 성적, 인종 차별을 금지하는 기준을 가지고 있으며, 직원 대다수가 회사 정책에 부합해 의사소통한다”면서 “그렇지 않은 직원이 있다면, 우리는 직원의 정치 견해에 관계없이 결정을 내린다”고 밝혔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