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다양성 명목으로 백인·아시아계 남성 취업 역차별"

다양성 노력에도 성과 미미 지적 끊임없이 제기

구글이 인력 다양성을 위해 백인과 아시아계 남성 취업 후보자를 역차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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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과 유튜브에서 인력채용을 담당했던 전직 직원은 최근 “회사의 고용 관행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자 해고됐다”며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을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 마태오 카운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실리콘밸리 IT 전문매체들이 2일 전했다.

구글과 유튜브 사업부에서 9년간 채용 담당 계약자와 직원으로 일한 아른 윌버그는 소장에서 “알파벳 그룹은 히스패닉계, 아프리카계, 여성 구직자에게 유리한 구직 조건을 서면으로 못 박고, 이를 지속해서 실천하고 있는 반박할 수 없는 정책을 갖고 있다”면서 “이는 백인과 아시아계 남성을 차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윌버그는 “2016∼2017년 채용 때 관리자가 자신과 동료들에게 '취업 후보자가 과소 대표된 그룹인 레벨 3(여성, 흑인, 라틴계)인지만을 검토해 채용을 승인하거나 기각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회사의 이런 고용 관행에 관한 불만을 인적자원팀에 제기하자 그 보복으로 해고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글 대변인은 성명에서 “우리는 정체성이 아닌 개인의 장점에 따라 후보자를 고용해왔다”면서 “동시에 우리는 문화를 향상시키고 더 나은 제품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최고의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개방된 역할을 위한 다양한 자격을 갖춘 후보자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구글 측은 이 소송을 강력히 방어할 것이라고도 했다.

구글은 그동안 다양성 중시 정책과 관련해 정반대되는 양측 비판을 받아왔다.

여성 채용이 미흡하고 소수 민족을 과소평가한다는 지적과 함께, 다양성이라는 이름으로 능력 있는 사람들이 역차별받고 있다는 반발이 그것이다.

구글은 실리콘 밸리의 많은 IT기업 가운데 인력 다양성 확보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2014년 처음으로 직원의 인종·성별 비율을 발표하기 시작한 구글은 “더 다양하고 포괄적인 인력 구조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구글은 지난해 인력구성 업데이트 자료를 통해 “첫 인력구성 비율 발표 후 지난 3년간 여성 기술인력은 17%에서 20%로 늘어났으며 이 기간 흑인 비기술직 인구 비율은 2%에서 5%로, 히스패닉 출신은 3%에서 4%로 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글의 기술인력 가운데 흑인은 1%에 불과하다. 구글이 이 자료에서 흑인 비기술직 인구 비율만 밝힌 것은 기술인력 가운데 흑인 비율이 너무 미미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기술인력은 백인이 57%, 아시아계가 37%로 압도적이다.

이 때문에 구글의 다양성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이 여성단체나 인종차별 반대 NGO들로부터 끊임없이 제기됐다.

하지만 구글이 다양성 수치를 의식해 오히려 실력 있는 백인과 아시아계를 역차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윌버그의 소송에 앞서 전 엔지니어였던 제임스 더모어도 “남성이라는 이유로, 코카서스 인종(백인)이라는 이유로 구글에서 차별을 당했다”며 지난해 샌타클라라 법원에 소송을 낸 바 있다.

그는 “여성 엔지니어의 연봉이 적은 것은 생물학적 차이에 따른 것” “구글에서 보수적 성향은 공개적으로 적대시 받는다”라는 등의 내부 글을 올렸다가 해고됐다.


조성묵기자 csmo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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