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장금융이 올해 2조원 규모 펀드를 조성한다. 출자금 3000억원을 마중물 삼아 성장사다리펀드 외에도 코스닥 스케일업(Scale-Up)펀드, 구조혁신펀드 등 모(母)펀드를 추가 조성한다.
출자자(LP) 지분 유동화 펀드에 직접 나서는 등 벤처투자 자금 회수 활성화를 위한 역할도 추가로 맡을 예정이다.
한국성장금융은 22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올해 사업계획을 밝혔다.
한국성장금융은 성장사다리펀드 회수자금을 비롯한 3000억원의 재투자 재원으로 9410억원 규모의 성장사다리펀드 하위펀드를 조성한다.
성장사다리펀드 출자는 크게 혁신모험펀드와 민간 자본의 모험투자 참여 확대를 유도하기 위한 스케일업 펀드로 구분된다. 혁신모험펀드는 성장사다리펀드가 1000억원을 출자해 3750억원 규모로 조성된다.
스케일업펀드는 기술금융, LP지분 유동화펀드, 코스닥 스케일업펀드 등 하위펀드로 구성된다. 전체 1200억원을 출자해 5500억원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스케일업펀드 가운데 '코스닥 스케일업펀드'는 성장사다리펀드와는 별도의 모펀드로 운용된다.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코스콤 등 5개 금융투자업계 유관 기관·단체는 별도 모펀드 조성을 위한 실무 협의를 마치고 최종 펀드 결성을 준비하고 있다. 5개 유관기관이 1000억원을 출자하고 성장사다리펀드가 500억원을 출자해 총 3000억원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
한국성장금융 관계자는 “성장사다리펀드와 마찬가지로 한국성장금융이 모펀드의 운용을 맡는 동시에 성장사다리펀드가 일부 출자자로 나서는 구조”라며 “코스닥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구주를 사들이는 것이 아니라 유상증자 등 신규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장사에 투자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스케일업펀드 회수분야에서는 한국성장금융이 직접 LP거래 유동화펀드 운용사로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벤처투자 시장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LP지분을 조기에 회수할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하지만 아직 민간 운용사 역량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성장금융 관계자는 “민간 운용사에 300억원을 출자해 500억원 규모로 펀드를 조성하는 것이 우선 목표”라면서도 “시장 상황에 맞춰 300억원 가운데 일부만 민간으로 위탁하고 나머지는 직접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사회투자펀드(200억원), R&BD펀드(200억원), 반도체펀드(100억원), 청년일자리펀드(200억원) 등 다른 펀드에도 정책수요에 따라 총 700억원을 출자한다. 전체 결성 목표 금액은 3160억원이다.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수출입은행, 5개 시중은행과 캠코가 주요 출자자로 참여하는 기업구조혁신펀드도 한국성장금융이 운용한다. 올해 중 3000억~4000억원을 출자해 6000억~8000억원 규모 펀드를 결성하는 것이 목표다. 은행권이 출자할 전체 5000억원 가운데 60~80%는 올해 결성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서종군 한국성장금융 투자운용본부장은 “성장사다리펀드 자펀드로 조성되는 규모는 9410억원 규모이지만 코스닥스케일업펀드, 기업구조혁신펀드 등 한국성장금융이 운용하는 모펀드 규모를 모두 합칠 경우 올해 1조8000억~2조원 규모 신규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동춘 한국성장금융 사장은 “모태펀드와 역할 분담 및 혁신모험펀드 조성 참여에 따라 성장 단계를 중심으로 펀드를 조성했다”며 “민간 자본시장 참여를 적극 유도해 모험자본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