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신동빈-신동주 롯데家 '형제의 난'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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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의 지주사인 롯데홀딩스 공동대표에서 사임하며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과 '형제의 난'이 재점화됐다.

21일 일본 롯데홀딩스는 정기이사회를 열고 신 회장의 대표이사 사임안을 의결했다. 신 회장은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에서 롯데홀딩스 이사 부회장으로 변경됐으며 일본 롯데홀딩스는 쓰쿠다 다카유키 단독 대표체제로 운영된다.

이번 해임은 신 회장의 법정구속에 따른 것이다. 신 회장은 지난해 12월 '롯데 총수일가 비리' 관련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지만 13일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1심에서 뇌물공여로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롯데의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되는 것은 신 회장 구속과 한국 롯데 지주사 출범에도 일본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이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자회사인 L1~L12 투자회사와 함께 한국 호텔롯데를 지배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롯데지주가 출범했지만 호텔롯데는 한국 롯데의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중간 지주회사다.

신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율이 1.4%에 불과하다. 반면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28.1%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 광윤사 주식 50%+1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에서 밀리는 신 회장이 신 전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고 한일 롯데 '원톱'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신 회장 경영능력에 대한 일본 측 이사진과 투자자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 회장 구속과 대표이사직 사임으로 경영권 분쟁 향방을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이 1심 선고 공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자 일본 광윤사 대표 자격으로 입장 자료를 통해 신 회장의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직 사임이나 해임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2015년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해임된 신 전 부회장은 성명서와 함께 6월로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을 통한 경영권 복귀를 천명한 바 있다. 신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복귀에 성공한다면 일본은 물론 한국 롯데 경영권도 함께 거머질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된다.

형제 간 경영권 분쟁과 함께 한국 롯데 경영권이 일본으로 넘어갈 우려도 제기된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신 회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면 호텔롯데와 주요 계열사는 물론 롯데지주의 경영권도 일본 롯데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본 롯데홀딩스 단일 최대주주는 신 전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광윤사지만 종업원·임원지주회·관계사 등이 지분 54.1%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주요 주주와 쓰쿠다 사장과 고바야시 마사모토 최고재무책임자(CFO), 고초 에이이치 일본 롯데물산 대표 등 일본 측 경영진이 여전히 신 회장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신 회장이 공동대표 자리에서는 물러났지만 부회장직은 유지해 신 회장에 대한 신임은 여전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남은 재판에서 신 회장이 죄를 소명해 무죄를 선고받을 경우 곧장 공동대표직에 다시 오를 가능성도 점쳐진다.

롯데 관계자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한국 롯데와 별개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겠지만 국내 경영에 적극 관여할 가능성은 낮다”며 “신 전 부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는 점으로 보아 복귀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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