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물꼬 터진 벤처펀드, 제대로 투자해야

올해 벤처펀드가 풍년이다. 역대 최대 금액이 벤처와 중소기업에 투자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중소기업벤처부 4350억원을 포함해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특허청 등에서 1830억원을 출자해 모태펀드 6180억원을 조성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민간과 매칭 형태로 추가 자금을 모아 1조1659억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모태펀드 담당 부처인 중기부는 창업 초기펀드(1680억원), 혁신 성장펀드(1120억원), 민간 제안펀드(800억원) 등으로 구분해 세밀하게 투자한다. 사회 문제 해결을 추구하면서 혁신 소셜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소셜임팩트펀드(500억원)도 처음 도입한다. 중기부는 민간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 성과를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모태펀드를 시작으로 한국성장금융, 산업은행 등 주요 기관도 벤처펀드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벤처캐피탈협회는 올해 성장사다리펀드, 반도체성장펀드, 스케일업펀드 등 각 분야의 유망 기업 투자 재원을 합치면 5조2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집계했다.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지난해 4조4430억원에 비해 1조원 가까이 늘어난 액수다. 협회는 벤처투자촉진법 제정으로 민간이 활동할 수 있는 여력이 넓어지고 시장 기대가 커지면서 올해 펀드 규모가 크게 늘었다고 진단했다.

반가운 소식이다. 우리 경제는 최저 임금 인상, 한국지엠 군산공장 철수, 미국발 세이프가드에 이은 철강 규제 움직임 등으로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주요 대기업도 정치성 외부 변수와 맞물려 사업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시장에서 기업 역동성이 크게 떨어졌다.

벤처펀드를 경제 성장을 위한 불씨로 활용해야 한다. 올해 조성된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자금이 기업 성장과 창업을 위한 '마중물'이 되도록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벤처 투자는 돈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쓰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이제 출발선에 섰다는 각오로 정부와 업계 모두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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