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韓 마이크로의료로봇 기술, 시장 선점 닻 올린다

Photo Image
DGIST-ETH 마이크로로봇연구센터 연구팀이 몸속 특정 부위에 세포 및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마이크로로봇을 연구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 마이크로의료로봇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세계적 기술력을 활용한 제품 생산과 성능평가, 인허가 등 전주기 지원 국가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도 해외 시장을 선점하지 못한 한계를 극복한다.

19일 정부·학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연말까지 마이크로의료로봇 생태계 조성 전략을 수립한다. 학계·연구소 보유 특허기술을 기업에 이전하고 제품화를 지원한다.

마이크로의료로봇은 나노 혹은 마이크로 크기 의료기기다. 인체에 삽입하거나 삼켜서 병을 진단, 치료한다. 캡슐 내시경, 박테리아 나노 로봇 등이 대표적이다. 의료·바이오 기술과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된 신성장 영역이다.

2016년 한국특허정보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마이크로의료로봇 보유 특허출원 건수는 200건이 넘는다. 전남대가 120건으로 가장 많고 한국과학기술원 70건, 한양대와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이 각 10건 이상이다. 1990년 후반부터 로봇 산업에 정부 투자가 집중되면서 기술 역량을 확보했다. 현 정부에서는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 성장 생태계 구축 계획을 명시했다.

연구개발(R&D)은 활발했지만 사업화 성과는 부족하다. 임상적 검증, 인허가 등 상용화로 이어진 경우는 드물다. 능동형 캡슐 내시경, 줄기세포 마이크로의료로봇 정도가 상용화를 앞두거나 해외 기술 이전한 사례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우리나라 보유 기술력과 산업 성장 잠재력을 고려해 육성 전략을 마련한다. R&D보다 기존 기술을 제품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 구축이 핵심이다.

마이크로의료로봇 클러스터 구축을 검토한다. 클러스터에는 제품화 필수 인프라가 밀집한다. 의약품품질관리규칙(GMP) 시생산 시설부터 성능평가, 기술이전 지원 기관을 입주시킨다. 산·학·연·병이 공동 추진하는 R&D 사업도 발굴한다. 연말까지 클러스터 입지 환경, 기존 인프라 차별성·연계성 등을 분석한다.

이진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의료기기산업팀장은 “마이크로의료로봇 제품화 연계를 지원하는 인프라 조성이 핵심”이라면서 “연말까지 전략 수립을 완료하고 내년 산업진흥 방안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의료로봇은 기존 대형, 고가 의료기기 시장 패러다임을 바꾼다. 작은 캡슐이 스스로 병변을 찾아 영상을 의사에게 보여준다. 약물 작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달체 역할도 한다. 소형, 정밀화되면서 신뢰성과 유효성도 높아진다.

Photo Image
전남대 마이크로의료로봇센터 전경.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이 장악한 전통 의료기기에서 탈피, 우리나라 주도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다. 우리나라 보유 특허를 무기로 글로벌 기업 시장 진입을 막고 빠른 제품화로 시장을 선점한다.

박종오 전남대 마이크로의료로봇센터장은 “전통 의료기기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열세인 것은 글로벌 기업이 선점한 특허와 시장 때문”이라면서 “마이크로의료로봇은 우리나라가 확보한 특허를 활용해 빠르게 제품화를 하면 미래 의료기기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