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나노산업은 세계 5위권 규모다. 올해 나노테크에서도 한국은 18개 기업과 3개 기관이 참여해 최대 규모 국가관을 꾸리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1회 나노테크부터 올해까지 17년째 전시회에 참여한 나노 무기화합물 제조업체 석경에이티는 올해 신제품 불소화합물 저굴절 코팅재를 비롯해 레이저 토너 첨가제와 치과치료용 레진 필러 소재, 무기 안료 제품군 등을 선보였다.
LG화학은 지난해 상업 생산을 시작한 탄소나노튜브(CNT) 응용 제품을 다양하게 전시했다. 가장 큰 시장인 리튬이온 배터리용 양·음극활물질 도전재를 비롯해 자동차 연료 도어 캡, 디스플레이 간지, LED 방열판 등으로 제품군을 늘리고 성능도 개선했다.
엔트리움은 SK하이닉스로부터 인증을 받은 스프레이 방식 전자파차폐 소재를 소개했다. 나노입자 제어와 코팅 솔루션 분야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업체와 경쟁해 소재 국산화에 기여하고 있다.
개마텍은 디지털카메라, TV 스탠드, 지문인식 홈키 등에 공급되는 기능성 코팅 소재를 전시했다. 하이페리온은 질병 진단에 활용할 수 있는 엑소좀을 10~200나노 입자 크기로 제어할 수 있는 분리칩을 선보였다.
KM테크는 이번 전시회에서 실시간 온도 모니터링과 에어쿨링 시스템을 갖춘 첨단 재료 믹서 신제품인 인터믹서를 최초로 공개했다. 나노종합기술원(NNFC)에서는 입주기업인 나노람다가 선보인 휴대형 광원 스펙트럼 분석기를 선보였다.
한국이 소재 기술력에서 앞선 일본과 거의 대등한 수준으로 나노기술 상용화에 성공해 성과를 내고 있지만 차세대 연구개발 투자에는 뒤처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본은 차세대 나노 소재로 나노 셀룰로오스를 낙점하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도 단 나노 입자 제어 기술력 확보와 함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윤진 전자부품연구원(KETI) 나노소재부품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한국은 현재 CNT 생산이 활발한데 일본은 개질 연구에서 우리보다 빠른 느낌을 받는다”면서 “차세대 나노 소재로 주목받는 나노 셀룰로오스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양산 단계에도 진입해 한국과 속도 차이가 난다”고 분석했다.
나노융합산업조합 차기 이사장 자격으로 나노테크를 첫 방문한 정칠희 전 삼성종합기술원 사장은 “일본 참여 기업이 굉장히 많고 기술 내용 측면에서도 앞서가는 면이 있는 것 같다”면서 “벤치마크 해야할 부분이 있다면 배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일본)=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