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에서 가상화폐 사업 첫 허가, '상품'으로 장외거래

금 거래업체 '리걸RA'에 가상화폐 거래, 보관 면허 발급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자유무역지대에서 운영되는 두바이복합상품거래소(DMCC)는 13일(현지시간) 금 거래업체 '리걸RA'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거래, 보관하는 면허를 발급했다고 밝혔다.

중동에서 가상화폐 영업과 관련해 정부의 허가를 받은 것은 이 회사가 처음이다.

DMCC는 보도자료에서 '암호화 화폐(crypto-currency)' 대신 '암호화 상품(crypto-commodity)'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을 지불수단으로 보지 않고 금이나 커피와 같은 투자상품으로 규정한 것이다.

DMCC 프랑코 보스니 이사는 “비트코인 등 이른바 '가상화폐'는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값이 매겨지고, 생산돼 균일한 품질로 국제적으로 판매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상품으로서 조건을 충족한다는 게 DMCC의 시각”이라고 설명했다.

DMCC는 그러나 가상화폐의 거래·보관엔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이번에 가상화폐 영업 면허를 받은 리걸RA는 미국에 본사를 둔 금 거래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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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는 “지금은 금과 똑같은 매매 방식으로 가상화폐를 장외에서 거래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면서 “자금세탁방지(AML), 본인확인(KYC) 절차와 자금원을 증빙해 콜드월렛을 개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법을 완전히 준수하고 규제받는 온라인 거래 플랫폼도 개발하기 위해 작업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또 이들이 금을 보관하는 금고가 있는 곳에 네트워크를 차단시킨 가상화폐 금고를 물리적으로 설치했다. 본인만이 접근할 수 있는 이 금고에 거래인이 지갑을 사용할 수 있는 키를 인쇄해 보관한다고 설명했다.

타일러 갤러거 리걸RA 사장은 “가상상품 투자자는 해킹, 바이러스 감염 위험 탓에 많은 코인을 온라인 지갑에 저장하고 거래하기 꺼린다”면서 “단타 매매가 아닌 투자 목적으로 가상화폐를 장기적으로 보관하려는 고객을 위한 서비스”라고 말했다.

앞서 UAE 수도 아부다비 정부는 11일 “가상화폐 거래와 관련해 규제차익을 피하고자 미국, 일본 등의 규제기관의 정책을 확인하고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바이 정부는 가상화폐 거래에는 아직 보수적이면서도 기반기술은 블록체인 기술 육성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020년까지 이 기술을 비자 업무, 사업 면허 갱신, 부동산 거래 등에 적용할 계획이다.

같은 걸프 지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가상화폐 거래를 하지 말라고 권고했고, 카타르는 시중 은행에 어떤 형태든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한다고 지시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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