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형슈퍼마켓(SSM) 시장이 유통산업발전법 규제와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롯데슈퍼와 이마트 에브리데이 실적이 엇갈렸다.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수년간 계속된 적자를 탈피해 흑자전환했지만, 롯데슈퍼는 흑자폭이 줄어들다 지난해 결국 적자전환했다.
13일 이마트에 따르면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지난해 전년 대비 7.9% 신장한 1조1330억원 매출, 영업이익 22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2014년 7억, 2015년 104억, 2016년 63억원으로 수년간 적자를 이어왔으나 지난해부터 시작한 부실점포 정리와 신규점포 개점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지역맞춤형 전략도 주효했다.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2016년 능동점을 리뉴얼하며 올반카페, 베이커리가 복합된 신 포맷스토어로 변화를 시도했으며 이후 상권 특성을 감안한 점포 포맷을 확대하는 추세다. 1인가구와 고령층이 증가하면서 기존 3040 주부에 집중됐던 고객층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가정간편식, 소포장 상품 등 1인가구 등을 겨냥한 차별화된 상품도 강화하고 있다.
롯데슈퍼는 2013년 360억원 흑자에서 2014년 140억원, 2015년 110억원, 2016년 10억원으로 계속해서 악화되다 지난해 적자전환 했다. 지난해 롯데슈퍼는 1.5% 역신장한 매출 2조1550억원, 영업이익은 2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슈퍼는 지난 1월 단행한 롯데그룹 인사 이후 최춘석 대표가 자진 사임했고 강종현 롯데면세점 전무가 신임 대표로 취임하며 실적반등을 위한 분위기 쇄신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슈퍼는 우선 소득 상위 30%를 위한 '롯데 프리미엄 푸드마켓'을 확대하고 기존 점포를 새로 단장해 상권 맞춤형 '뉴콘셉트' 점포로 전환한다. 롯데 프리미엄 푸드 마켓은 약 8000가지 취급 상품 중 5% 가량을 단독 판매하는 최상위 프리미엄 상품으로, 40%는 고급 식품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프리미엄급 상품으로 구성했다. 2016년 6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1호점을 문연 데 이어 송파구 문정동, 마포구 공덕동에 각각 2, 3호점을 선보였다. 이달 9일에는 4호점 서초점을 개장했다. 기존 롯데슈퍼를 리뉴얼한 도곡점과 공덕점 매출은 리뉴얼 이전보다 각각 21.7%, 43.1% 증가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역 상권 연령대와 소득수준 등을 고려해 상품 구색과 매장을 탈바꿈하는 '뉴콘셉트' 매장도 올해 새롭게 선보였다. 과일과 채소 상품군을 기존 점포 대비 두배 이상 확대하고 회, 초밥, 스테이크 등 현장 조리식품을 강화했다. 조리식품 전문섹션인 'Eat 'N Cook'도 새롭게 도입했다. 뉴 콘셉트 매장도 지난달 문연 'G은평점'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5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 대기업이 SSM 시장에서 상반된 실적을 보이고 있다”면서 “그동안 SSM 시장에 대한 규제로 성장률이 크지 않았지만 소비 트렌드 변화에 비춰볼 경우 성장 잠재력이 커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