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연구팀이 배아줄기세포로 완전한 구조와 기능을 갖춘 인간 '미니' 신장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9일(현지시간) 사이언스 데일리 등에 따르면 영국 맨체스터대학 생물학·의학·보건대학 수전 킴버 세포기질학-재생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시험관에서 배양해 신장을 구성하는 실타래 모양 모세혈관 다발인 사구체로 분화시키고, 쥐의 피부 밑에 심어 완전한 미니 신장조직으로 키워내는 데 성공했다.
미니 신장은 혈액을 걸러내고 노폐물을 소변으로 배출하는 기능을 온전히 수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신장 발달을 촉진하는 물질이 담긴 배양기에서 사구체 덩어리로 키워냈다. 이를 자연 결합조직 기능을 하는 젤 같은 물질과 혼합시킨 다음 쥐의 피부 밑에 심었다. 3개월 후 이 사구체 덩어리에는 신장 구조와 기능을 이루는 기본단위인 신장단위(nephron)들이 형성됐다. 여기에는 근위세뇨관, 원위세뇨관, 보먼주머니, 헨리고리 등 신장단위구성요소들이 거의 다 들어있었다.
쥐 피부 밑에 심어진 사구체 덩어리의 주변에서는 미세혈관들이 생성되면서 새로 형성된 이 신장조직에 영양소를 공급했다. 그러나 신장이 제대로 기능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큰 혈관인 동맥은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신장 단위가 혈액을 걸러낼 때 생성되는 소변과 유사한 물질인 사구체 여과액을 염색시키는 형광 단백질 덱스트란을 이용, 이 미니 신장조직의 기능을 시험했다. 그 결과 사구체 여과액이 생성되고 소변으로 배설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미니 신장에는 사구체 수 백 개가 형성됐다. 그러나 실제 사람의 신장에는 약 100만 개의 사구체가 있다. 이 미니 신장은 일단은 원리증명에 의미를 둔다.
다음 단계의 연구는 미니 신장을 쥐의 피부 밑이 아닌 동맥 근처에 심어 동맥과의 연결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킴버 박사는 밝혔다. 이어 소변이 체외로 배출될 수 있도록 배설기관과 연결시킬 필요가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줄기세포연구학회 학술지 '줄기세포 리포트' 최신호에 발표됐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