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먹거리 가격 인상이 계속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체에 이어 식당에서 판매하는 소주와 맥주 가격까지 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업체는 가격을 동결한 대신 서비스로 제공하던 일부 품목을 축소하거나 유상판매에 나서 서민 먹거리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이 운영하는 프리미엄 베이커리 '파리크라상'은 지난해 말부터 전국 26개 지점에서 주요 제품 가격을 약 4% 인상했다. 파리크라상은 전 점 본사 직영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3~4만원에 이르는 고가 제품의 경우 약 1200~1400원 인상됐다. 평균 인상가격은 빵류 166원, 케이크류 886원이다. 가맹점이 대부분인 파리바게뜨의 경우 공장 출하가격이 변동되지는 않았으나 최저임금 상승 등과 맞물려 가맹점주 자율에 따라 가격이 인상됐다.
앞서 롯데리아와 KFC 등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도 주요 햄버거 가격 인상에 나섰다. 롯데리아는 2년 9개월만에 대표 제품인 불고기버거의 가격을 3400원에서 3500원으로, 새우버거는 3400원에서 3600원으로 인상했다. KFC는 치킨, 버거, 사이드, 음료 등을 포함한 24개 메뉴 가격을 100원부터 최대 800원까지 인상했다. 이에 따라 징거버거는 4000원에서 300원 오른 4300원으로 인상됐다.
커피·베이커리 전문점 카페 아티제도 최근 음료와 베이커리 가격을 평균 4% 올렸다. 음료는 최대 400원, 일부 케이크 가격은 1000원 가량 올랐다.
아티제 관계자는 “임대료와 원재료비 부담이 늘면서 가격 인상 요인이 수년간 있었지만 기존 가격을 유지하다 최근 인건비 인상 압박까지 더해져 가격을 올리게 됐다”며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커피류는 기존 가격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커피빈코리아도 일부제품의 가격을 2월부터 인상했다. 2014년 이후 4년 만에 가격을 인상하는 것으로 지속적인 원가인상요인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일부메뉴의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아메리카노는 스몰 사이즈 기준 4500원에서 4800원, 라떼는 5000원에서 5300원으로 인상됐다.
샌드위치 전문 써브웨이도 1일부터 일부 제품의 가격을 최대 6.7% 인상했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30㎝ 기준으로 일부 제품은 1만원을 넘게 됐다. 기존 30cm 기준 1만100원이던 스테이크&치즈 샌드위치가격은 1만300원으로 오른다. 같은 가격의 터키베이컨 아보카도도 인상률이 같다.
봉구스밥버거도 1일부터 '봉구스밥버거'와 '치즈밥버거' 가격을 200원씩 올렸으며 '치즈닭갈비밥버거'와 '매콤마요소불고기밥버거'는 각각 3000원에서 3500원으로 500원 올랐다. 이외에도 26개 제품이 200원에서 600원 인상됐다.
과일주스 프랜차이즈인 쥬씨 역시 올해부터 총 12개 음료의 값을 올렸다. 토마토주스 가격이 1500원에서 2000원으로 500원 올랐다. 토스트 프랜차이즈 '이삭토스트'는 오는 12일부터 제품 가격을 최대 300원 인상한다. 인기 메뉴인 '햄 치즈 토스트'는 기존 2300원에서 2400원으로 '햄 스페셜 토스트'는 2600원에서 2700원으로 각각 100원씩 오른다. '더블 치즈 감자 토스트'는 2900원에서 3200원으로 300원 인상한다.
음료값도 오르고 있다. 코카콜라음료는 1일부터 전체 215개 제품 중 17개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4.8% 인상했다. 주요 품목 인상률은 코카콜라 250㎖ 캔 제품 5.1%, 500㎖ 페트 제품 3.5%, 1.5ℓ 페트 제품 4.5%, 마테차 5.4% 등이다.
코카콜라 측은 “그동안 재료비 상승에 대한 지속적인 원가절감 노력에도 유가 상승 및 유통·물류비용 등의 증가 추세로 원가 부담이 더욱 커져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가격 대신 서비스를 축소한 곳도 있다. 유명 패밀리레스토랑은 기존 무료로 제공해 온 식전빵 서비스를 중단했다. 일부 대형 치킨프랜차이즈들도 최저임금과 배달대행료 인상을 이유로 치킨무와 음료 등 무료 서비스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식당에서 판매하는 소주와 맥줏값도 들썩이고 있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며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식당 자체적으로 주류 가격 인상에 나섰기 때문이다.
2015년 말 주류업체에서 출고가를 인상하며 소주 4000원, 맥주 5000원 시대가 열렸다. 출고가 기준 50~60원이 인상됐지만 실제 음식점에서는 500원~1000원 인상됐다. 도매상과 소매상을 거치면서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이후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또 다시 소줏값과 맥줏값이 요동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주류업체에 따르면 최근 인상된 가격을 반영한 새 메뉴판을 제작해 달라는 식당과 주점의 요청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류업체는 이같은 움직임은 설 이후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되며 '소맥(소주+맥주)' 1세트(맥주 3병, 소주 1명)를 마실 경우 2만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잇단 가격 인상과 서비스 중단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은 커지게 됐다. 특히 식비 인상은 당장 소비자 지갑에 영향을 미친다. 업체 관계자는 “가격 인상은 소비자와 회사 모두에게 부담”이라면서도 “가맹점의 요구를 반영해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