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정부가 '급전 지시'를 다시 요청했다. 전력거래소는 이날 오전 9시30분~11시30분 2시간 동안 수요자원(DR) 시장 제도에 참여한 기업 대상으로 전력 사용을 줄여 줄 것을 요청했다. 급전 지시는 정부가 사전 계약을 맺은 기업에 전력 감축을 요구하는 것으로, 정식 명칭은 '전력 수요 감축 요청'이다. 급전 지시를 받은 기업은 공장 가동을 멈추거나 사무실 냉·난방기를 끄는 식으로 전기 사용을 줄여야 한다. 정부는 상응하는 보상금을 지급한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부가 DR 시장을 활용, 필요한 전력 수요에 대응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요청 횟수가 너무 잦다는 점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26일에 이어 열흘 만에 다시 발동됐다. 겨울로 접어든 지난해 12월부터 따지면 벌써 아홉번째다. 역대 최고 기록이다. 반복되는 급전 지시는 한마디로 전력 예측 기본 계획이 틀어졌다는 이야기다.
정부는 2년마다 '전력 수급 기본 계획'을 수립한다. 지난해 12월 8차 전력 수급 기본 계획을 확정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올겨울 최대 전력 수요는 8520만㎾였다. 6일 전력 수요는 이보다 300만㎾나 높은 8824㎾를 기록했다. 전날도 8762만㎾로, 급전 지시를 내린 대부분의 날이 기본 계획에 있는 예상치를 훌쩍 넘겼다. 일부 산업계에서 '전력 수급 기본 계획 무용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정부는 공급에서 수요 중심으로 에너지 정책을 바꾸면서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나아가 “기업이 자발로 계약을 맺었고 보상까지 받으니 급전 지시를 내려도 불만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모두 본질에서 한참 벗어났다. 지금이라도 전력 수급 기본 계획을 재점검해야 한다. 그게 혹시 모르는 더 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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