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행보에 재계 이목이 집중된다. 삼성 '리더십 회복'이 시급한 만큼 이른 시간 내 경영현장에 복귀할 것이란 예상이 일선에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 부회장 석방에 따른 국민 반응이 엇갈리면서 당분간은 '정중동' 속에서 큰 구상을 그릴 것이란 예측도 있다.
6일 삼성전자와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전날 부친인 이건희 삼성 회장을 만나기 위해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한 뒤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석방후 첫날인 삼성전자나 서초사옥에 방문해 회사 상황을 점검하고 임원진과 향후 계획을 논의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지만, 이 부회장은 출근하지 않았다. 9시 30분 경 서울 한남동 자택을 나온 이 부회장은 모처에서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과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까지 이 부회장 일정이 공식적으로 공유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 부회장이)일정을 정하면 이에 따라 내부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대한상의 주최로 열린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초청 최고경영자(CEO)' 조찬 강연에 참석한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도 이 부회장 행보에 대해 말을 아꼈다. 취재진과 만난 윤 부회장은 이 부회장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지, 언제 경영 일선에 복귀할지 등에 대한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1년 간 경영 공백 상태였던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 이른 시간에 경영 일선에 복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의 국민 신뢰 회복 프로그램을 내놓으며 첫 행보를 내디딜 것이란 관측이 많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주식 액면 분할도 황제주에서 국민주로 전환하면서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려는 시도 중 일부일 것”이라면서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활동에 적극 투자할 것”으로 내다봤다.
총수 부재로 더디게 진행됐던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부회장이 구속된 기간 동안 하만과 같은 대규모 인수합병(M&A)은 한 건도 없었다. M&A를 통한 미래 먹거리 발굴과 함께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 신사업에 대한 적극적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윤 부회장도 이재용 부회장 석방 이후 회사 경영 방향에 대해 “이제 스피드 경영을 위해 더 열심히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삼성 측과 박영수 특검팀 모두 2심 판결에 대해 대법원 상고 의사를 밝힘에 따라, 한동안 적극적 움직임은 부담이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석방을 두고 정계나 국민 사이에서 찬성과 반대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 '정중동'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