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가 수출·소비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긍정적 전망이 확산되며 전문가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고용 부문은 정부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속 악화하고 있어 경기 회복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6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고용을 제외한 우리나라 주요 경제지표 전반이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수출, 소비가 경기 회복세를 이끌어가는 모습이다.
1월 수출은 동월기준 역대 최고인 492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달보다 22.2% 늘어난 수치다. 세계 경제 성장세가 뚜렷해 수출 호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작년 12월 소매판매(소비)는 전년대비 2.2% 증가했다. 전월(6.5%)보다 증가폭이 축소됐지만 소비자심리지수(1월 109.9)가 높아 전망이 밝다. 특히 이달 설 명절, 평창동계올림픽이 있어 소비는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경제동향 자료에서 “소비자심리가 높게 유지돼 전반적 소비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생산, 투자는 증가세가 다소 축소됐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작년 12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2% 늘어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대비 8.9% 증가했다.
최근 경기 회복세와 긍정적 전망은 경제성장률 전망에 반영됐다. 이날 KDI는 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올해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발표했는데, 기존 전망(2017년 10월 발표, 2.8%)보다 0.1%P 높은 2.9%로 조정됐다. 정부·한국은행 전망치(3.0%)보다 소폭 낮지만 해외 주요 투자은행(IB)의 평균 전망치와 동일하다.
KDI 관계자는 “경제성장률 전망치 0.1%P 상향 조정은 국내 경제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유일한 문제는 '일자리'다. 다른 경제지표와 달리 고용지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작년 12월 취업자 증가폭(전년동월대비)은 20만명대(25만3000명)에 그쳤다. 3개월 연속 20만명대다. 청년실업률은 전년동월대비 0.8%P 상승한 9.2%를 기록, 10%대를 눈앞에 뒀다. KDI 설문조사에서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취업자 증가폭을 종전 전망(월평균 33만명)보다 낮은 29만명으로 하향 조정했다. 정부 전망(32만명)보다 3만명 낮은 수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고용 문제를 거론하며 기획재정부는 최근 청년일자리 대책본부를 설치하기로 했다. 김동연 부총리와 1·2차관, 1급 간부가 모여 '특단의 대책'을 만든다는 목표다.
그러나 업계 기대는 높지 않다. 정부가 지속 일자리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각종 대책을 추진했지만 성과가 미미했기 때문이다. 정부 내에서도 묘안을 찾기 어렵고, 일자리 문제가 계속되면 최근 경기 회복세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제부처 한 관계자는 “어느 부처든 최대 관심사는 일자리 문제 해결”이라면서도 “뚜렷한 성과를 낼 뾰족한 대책 마련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표> 2018년 우리 경제에 대한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자료:KDI)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