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됐다 귀국 후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가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한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평창올림픽에 맞춰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하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일행에 프레드 웜비어가 손님 자격으로 초대됐다고 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펜스 부통령은 5일 출국해 5일 간 일본, 한국을 차례로 방문한다.
펜스 부통령의 순방은 평창에서 막을 내린다. 백악관 관료들은 이번 순방이 미국의 대북 압박 캠페인을 지속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전했다. 올림픽 기간 북한의 선전전에 맞서 '모든 대북 옵션이 테이블에 올라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재초 강조할 예정이다.
북한 정권에 의해 아들을 잃은 웜비어를 올림픽 개회식에 초대한 것도 이런 포석으로 풀이된다. 잔혹한 정권의 피해자인 웜비어 사건을 내세워 '인권' 문제를 부각하겠다는 의도다.
버지니아주립대 학생이던 오토 웜비어는 2016년 1월 북한 관광 중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그해 3월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17개월 동안 억류됐다가 지난해 5월 석방됐다. 의식 불명 상태로 귀국해 엿새 만에 숨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30일 첫 국정연설에서도 웜비어 부부와 한쪽 팔·다리를 잃은 탈북자 지성호 씨를 초청, 북한 정권을 강하게 압박했다.
그는 웜비어 부부를 두고 “전세계를 위협하는 (북한의)협박에 대한 강력한 목격자”라며 “여러분의 힘은 우리 모두에 영감을 불어넣고, 오늘 밤 우리는 '미국의 결의'로 웜비어를 예우할 것을 맹세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김정은 정권을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무기는 탈북자”라고 논평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