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석방]공판장 현장 분위기는... '1심 때보다 차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2심 선고 공판은 1심 때보다 차분한 분위기에 진행됐다. 시민단체와 일부 보수단체의 집회가 있었지만, 1심 같은 혼란은 없었다.

Photo Image
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2심 선고 공판이 열리는 법원 정문 앞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로 보이는 한 여성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2심 선고 공판을 앞두고 오후 1시 30분경 구치소 호송차량을 타고 법원에 도착했다. 양복 차림으로 도착한 이 부회장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1심 선고일에는 진보단체와 보수단체 참가자들이 대거 몰려 혼잡을 빚었지만,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차분한 모습이었다. 서울중앙지법 정문에서 한 50대 여성이 '이재용, 최서원, 박근혜 무죄'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펼쳤다.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로 보이는 해당 여성은 “언론이 제대로 된 사실을 보도하고 있지 않다”면서 “증거도 없이 억지 부릴 거면 다들 김정은한테 가버려라”라는 다소 과격한 주장을 펼쳤다. 그 모습을 촬영하는 기자들에게 “찍지 마”라고 언성을 높였으며, 언론 취재에도 응하지 않았다.

반면 반올림과 삼성노동인권지킴위원회는 이날 오후 1시 이재용 부회장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수 지지자 주장을 반박했다. 다만 1심과 같은 양측 충돌은 없었다.

법원도 1심 선고 당시 상당한 혼잡을 겪은 만큼 평소보다 많은 경비인력을 투입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했다.

공판이 열리는 중앙지법 서관 312호 법정 근처에서는 이인용 삼성전자 사회공헌단장과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 등 임원이 입장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삼성 직원들도 법원에 나와 긴장한 모습으로 대기했다.

일반 시민 관심도 인산인해를 이뤘던 1심 선고 공판 때와 다소 다른 분위기였다. 당시에는 '이재용 구속'과 '이재용 무죄'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법원 앞에서부터 장외여론전을 펼쳤다. 국민 관심이 줄고, 한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심 선고 방청권 경쟁률은 6.6대 1을 기록해, 15.1대 1을 기록한 1심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2심 법원이 이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자 현장 분위기가 크게 술렁였다. 선고가 나자마자 공판장에서는 일부 보수 지지자들의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고, 동시에 선고 결과에 반대하는 외침도 있었다.

담담한 표정으로 재판에 임했던 이 부회장은 판결 후 법정에서 나와 법무부 호송차량에 탈 때는 안도한 듯 엷은 미소를 띄었다.

이 부회장은 오후 4시 40분께 서울 구치소에 나오면서 “앞으로 더 세심히 살피겠다”는 짧은 의견과 함께 “지금은 이건희 회장을 뵈러 간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해 부친 이 회장, 모친 홍라희 여사 등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