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가 경량 소재 연구개발(R&D) 노력을 강화하지만 안팎으로 어려움이 많다.
세계 주요국이 자국 철강 산업 보호를 위한 글로벌 수입규제를 본격화했다. 각국은 중국의 철강 수출 확대와 글로벌 수요 둔화가 겹치면서 내수 시장 보호를 위한 수입규제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보고된 수입규제조치는 2011년 71건에서 2015년 159건으로 늘었다.
산업 자체적으로는 파괴적 혁신이 어려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철강 산업의 자산 대비 부가가치 창출 수준은 하락 추세다. 수요 변화에 따른 탄력적인 공급 조절이 곤란한 것도 위기 요인이다. 장치산업 특성상 수요산업 경기 변동에 민감하고 호황과 불황이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이에 따라 차세대 경량 소재 기술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어려운 과제가 됐다.
차량 경량화를 위해 시급한 고장력 강판 개발 기술은 선진국 수준에 다다랐다. 포스코는 이 부분에서 세계 선두권에 서있다는 분석이다.
차세대 소재인 알루미늄, 마그네슘으로 기술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미진한 수준이다. 관련 업계는 알루미늄 기반 자동차용 판재 기술 수준은 선진국의 70% 수준이라고 진단한다. 차량용 마그네슘 기초 소재도 원소재 기술은 선진국 수준이지만, 표면처리와 성형 등 판재 후처리 기술 수준은 끌어올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범석 자동차부품연구원 사업개발본부장은 “우리나라 경량 소재 기술 수준이 개선됐지만 선진국에 비해서는 뒤처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소재 산업 특성상 R&D 성과가 단기간에 나오기 힘들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정책 목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고, 모험 과제에 대한 실패는 용인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교와 연구기관은 자체 개발한 원천 소재 기술을 사업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대기업은 원천 소재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중소중견기업은 후가공이나 공정 기술 개발 등으로 산업 밸류체인에 맞게 R&D를 특화해야 한다.
홍순형 KAIST 교수는 “주력 산업별 핵심 소재는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이 공동 개발하고, 민관투자 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사업화를 촉진해야 한다”면서 “주조, 금형, 소성가공, 표면처리 등 소재 기술 경쟁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뿌리산업 육성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