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푸드테크, 끝없는 진화를 거듭하다
푸드테크는 온·오프라인연계(O2O) 3대 시장 가운데 하나다. 최근 몇 년 사이 오랜 인류의 생활 습관을 단기간에 바꿔 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푸드테크는 단순히 보면 외식업과 정보기술(IT)의 결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 대행 플랫폼, 판매시점정보관리(POS) 등의 영역만 부각되지만 푸드테크는 진화를 통해 다양한 푸드 영역에 적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서 좀 더 깊이 들어가면 다양한 스타트업 창업 영역을 발견할 수 있다.
최근 선진국에서는 푸드테크 신성장 영역으로 미래 식량난을 해결할 대체 음식 개발이 부각되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 멤피스미트는 지난해 소의 근육 세포를 배양해서 만든 쇠고기와 미트볼을 선보인 데 이어 최근 세계 최초로 인공 닭고기를 만들어 냈다. 맛과 식감이 진짜 고기와 별 차이가 없는 데다 영양까지 풍부한 것이 장점이다. 앞으로 5년 후에 소비자들이 직접 사 먹을 수 있게 만들겠다고 하니 마트에서 인공 고기를 볼 수 있는 날도 멀지 않았다.
또 다른 미국 벤처 기업은 식물에서 빼낸 단백질 성분으로 만든 인공 달걀과 마요네즈를 판매하고 있고, 스타트업 무프리는 효모를 이용해 만든 식물성 인조 우유를 곧 제품화해서 출시할 예정이다.
푸드테크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품고 진화하면 인류 생활은 한 번 더 혁신될 것이다. AI와 IoT를 결합한 똑똑한 냉장고는 식재료 관리는 물론 식재료에 맞는 레시피도 척척 추천해 준다. CES 2018에서 선보인 요리 보조 로봇은 재료를 준비할 동안 오븐을 예열하거나 커피머신을 작동하는 건 물론 냉장고 안의 재료가 부족하면 온라인으로 주문까지 해 준다. 아예 요리를 대신해 줄 셰프 로봇의 도입도 멀지 않았다. 영국의 몰리로보틱스가 개발한 이 셰프 로봇의 팔에는 수십개의 모터, 관절, 센서가 달려 있어 재료 손질부터 칼질까지 능숙하게 해낸다.
AI를 통해 2000개가 넘는 레시피를 학습해서 맞춤형 요리를 제공하고, 식사 후 설거지 준비까지 도와준다. 1600만원이라는 비싼 가격이어서 대중화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셰프 로봇은 요리 고민과 시간까지 대폭 줄여 줄 것이다.
첨단 3D 프린팅 기술과 푸드테크의 결합도 기대되는 분야다. 이미 미국의 한 스타트업은 6분 안에 피자 한 판을 만들 수 있는 3D프린터를 개발했고, 파스타 면을 자유자재로 뽑아내는 3D프린터도 판매하고 있다.
푸드테크 분야, 특히 모바일 기반의 O2O 서비스는 중국을 깊게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양대 배달 앱으로 불리는 다중메이투안과 어러머는 이미 배달 앱 이상의 서비스를 보여 주고 있다. 매장에 공급돼 있는 차세대 안드로이드 POS와 결합, 조리 시간과 배달 시간을 주문 수 및 교통 상황까지 감안해서 계산해 낸다. 배달뿐만 아니라 테이크아웃과 대기열 서비스까지 배달 앱 기능에 포함시키고 있으니 더 이상 배달 앱이 아닌 모바일 푸드 플랫폼이라고 불릴 만하다.
스타트업을 많이 배출해 낸 푸드테크 분야. 더 이상 창업 분야가 없을 것 같이 느껴지지만 아직 무궁무진하다. 늘 무언가를 먹고 있을 때 상상해 보라, 어떻게 푸드테크를 진화시킬지를.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