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수출 최대, 방심은 금물

지난달 수출액이 다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8년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1월 수출액은 492억1000만달러에 이르렀다. 지난해 1월보다 22.2%나 증가했다. 15개월 연속 늘어났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61년 만의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지역별로도 고르게 증가했다. 중국과 아세안 수출액은 각각 24.5%, 37.2%로 늘어 6개월과 1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품목별로는 13대 주력 품목 가운데 9개 품목의 수출액이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반도체와 석유화학은 16개월, 석유 제품은 15개월, 철강과 컴퓨터는 10개월 연속 수출액이 늘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제조업의 경기 호조와 유가 상승, 주력 수출 품목 단가 상승 등이 수출에 긍정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호황기를 무색하게 한다. 문제는 국내 경기다. 수출이 늘고 무역 흑자가 이어지면 내수 경기에 '불씨' 역할을 해 줘야 하는데 전혀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소비 심리는 얼어붙었고, 시장은 찬바람이 부는 답답한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독려하고 있지만 실업 문제도 크게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수출 '낙수효과'가 전혀 먹히지 않아 걱정이다.

우리는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다. 수출이 늘면 기업과 가계의 실질 소득이 늘어난다. 이는 다시 기업 투자를 늘리고 민간 소비를 부양하는 원동력으로 이어지면서 수출이 내수를 견인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수출이 늘어도 내수가 힘을 쓰지 못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경제 삼각 축인 정부, 기업, 가계가 제대로 맞물려 돌아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고공행진'하는 수출 성장세에 취하기에 앞서 경제 정책을 다시 한 번 면밀히 점검하고 뒤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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