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로직, 파운드리 분야 투자가 늘어나면서 올해도 후방 장비 재료 산업계가 호황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31일 세미콘코리아 2018 기자회견에서 올해 반도체 장비 투자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작년보다 7.4% 증가한 601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댄 트레이시 SEMI 산업 연구&통계 수석 이사는 “이 수치는 잠정 전망치로 2월께 수정될 여지가 있지만 전체 성장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면서 “D램과 3D 낸드플래시 같은 메모리 분야 투자가 전체 시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투자를 주도할 것이라는 의미다. 이 때문에 지역별 장비 투자액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이 가장 많을 것으로 전망됐다. SEMI는 올해 전체 장비 투자액 가운데 28% 비중에 해당하는 168억8000만달러가 한국 내에서 집행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 뒤를 이어 장비 투자액이 높은 곳은 중국(113억3000만달러)이다. 올해 대만을 누르고 처음으로 투자액 2위 지역으로 올라설 것으로 예측됐다.
트레이시 이사는 “내년 그리고 내후년에는 중국이 최대 반도체 장비 투자 지역으로 떠오를 것”이라면서 “지난해 중국 내 해외 기업 투자 비중이 70%로 높았지만 2020년에는 현지 기업 투자가 과반 수준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인텔, 글로벌파운드리, TSMC 같은 내로라하는 반도체 업체는 중국 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현지 파운드리 업체인 SMIC는 300㎜ 공장 건설을 준비 중이고 푸젠진화 같은 회사가 메모리 투자를 올해부터 본격화한다. 장비 업계가 중국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이외 지역별 투자액 전망치는 대만 112억5000만달러, 북미 73억8000만달러, 일본 62억4000만달러, 유럽 37억9000만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반도체 전후공정 재료 시장 규모는 489억달러로 예측됐다. 이는 작년보다 3% 성장한 수치다. 재료 시장 큰 손은 대만이다. 대만 재료 시장 규모는 전체의 22.2% 비중인 108억6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대만에는 파운드리 전문업체 TSMC와 UMC가 있고 ASE 등 패키지 전문 업체도 많아 재료 소비량이 많다.
트레이시 이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시장 전망도 밝다”면서 “그러나 2019년 이후에는 시장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는 부정적 전망도 있어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 IHS마킷, 가트너, VLSI리서치, IC인사이츠 등은 올해 반도체 시장이 7~8% 성장할 것이라는 일관된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내년과 내후년 전망은 엇갈린다. 가트너는 내년 역성장을, IC인사이츠는 내후년 역성장을 점쳤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