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11만명이 찜한 '누구'… SK텔레콤 'AI선순환 전략' 通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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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IDC는 지난해 125억달러 수준이던 세계 AI 시장 규모가 2022년 1132억달러로 증가, 8배 이상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AI 스피커 '누구'를 가장 먼저 선보인 SK텔레콤이 리더 역할을 확고히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AI 기기·콘텐츠·이용자를 동시에 확대하는 'AI 선순환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AI선순환 전략은 AI 기능을 탑재한 기기를 늘리고 이용자 확대로 연결하는 게 핵심이다. 이후 축적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콘텐츠를 확대하고 이를 다시 AI 기기에 반영하는 구조다.

SK텔레콤은 2016년 9월 국내 처음으로 음성인식 AI 기기 '누구'를 출시, 국내 AI 시장 문을 열었다. 지난해 8월에는 누구 미니를 출시했다. 이후에도 키즈폰과 내비게이션에 누구를 잇따라 장착하고, 셋톱박스형 AI 기기까지 출시하며 라인업을 늘렸다. 경쟁사가 AI 기기 판매량에 집중할 때 SK텔레콤은 선순환 전략으로 AI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SK텔레콤 '누구' 국내 사용자 200만 돌파

SK텔레콤이 지난해 9월과 10월 출시한 △T맵x누구 △키즈폰x누구는 이용자를 확대하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누구 월간 실사용자(Monthly Active User, 이하 MAU)는 지난해 8월 11만에서 지난해 연말 211만으로 19배 이상 증가했다. MAU는 한 달간 특정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 이용자 수를 보여주는 지표다. 경쟁사 기기 판매량을 고려했을 때 누구는 압도적 이용자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텔레콤은 MAU 증가가 AI 딥러닝 기반이 되고 이후 서비스 고도화와 신규 서비스를 발굴할 것으로 기대했다. 누구 영역 확대가 단순 AI 기기 판매 수준에서 나아가 다양한 AI 영역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SK텔레콤은 “올해 말까지 누구 플랫폼 MAU를 500만 이상으로 늘려 AI 성능을 높이고 보다 좋은 AI 연계 서비스를 이용자에게 지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T맵' 누구 이용자 확대 기폭제

SK텔레콤이 23일 업데이트한 T맵x누구는 지난해 출시 이후 이용자가 음성으로 필요한 기능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우선 적용됐다. AI 서비스를 운전자 안전과 편의성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T맵x누구는 6.1버전 업데이트를 통해 △도착시간·위치 공유 △경로 변경 △안심주행 화면 실행 △즐겨찾기 확인 △팟캐스트 청취 △현 위치 확인 △도착시간·소요시간 등 새 음성 지원 기능 11가지를 추가했다. 이로써 T맵x누구를 통해 음성으로 제어 가능한 기능은 기존 목적지 검색, 뉴스 브리핑, 라디오 듣기, 운세 확인 등 20개 이상으로 대폭 확대됐다.

전화 발신은 “아리아, OOO에게 전화해줘” 또는 “OOO 과장에게 전화해줘” “아리아, 전화 다시 걸어줘” 등 방식으로 명령할 수 있다. 수신은 T맵x누구에서 음성 알림을 받을 시 “전화 연결”이란 단순 명령으로 가능하다. 주행 시 걸려오는 전화를 거절하고 싶을 때는 “거절문자 보내줘”라고 말하면 '운전 중이니 나중에 연락하겠다' 등 미리 설정된 수신 거부문자가 상대방에게 발송된다.

SK텔레콤은 운전자가 통화할 때 T맵 주행화면이 유지되도록 설정, 보다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했다. 주행 중 자주 사용하는 '경유지 추가'도 가능해졌다. 경유지는 최대 2곳까지 등록할 수 있으며 음성으로 삭제할 수 있다. 수동 조작으로 가능하던 주행 중 주변 주유소 경유지 설정은 업그레이드를 통해 “주변 주유소를 경유지에 추가해줘”라고 말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

T맵x누구는 운전자 시선을 분산시켰던 각종 주행정보를 음성으로 확인하거나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운전자는 현재 위치와 도착 예정 시각을 지인에게 음성으로 손쉽게 문자 형태로 알릴 수 있으며 남은 시간이나 거리 등도 음성 문답 형태로 확인할 수 있다.

경로 변경도 음성으로 가능하다. 운전자는 주행 중 “다른 경로로 안내해줘”라는 간단한 음성명령으로 최적길, 최소시간 경로, 무료도로 우선, 최단거리, 고속도로 우선 등 다양한 경로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주행을 위한 지도 화면(안심주행)으로 변경이 가능하며 듣고 싶은 팟캐스트도 음성으로 검색·작동시킬 수 있다.

◇누구, B tv와 결합해 시너지 효과 극대화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와 셋톱박스와 누구를 결합한 'B tv x 누구'도 선보이며 AI 영역 확대에 나섰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가 2016년 12월 국내 IPTV 업체 중 처음으로 음성검색 서비스를 시작한 노하우를 보유한 만큼 시장에서 빠른 시간 내에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물론, 빠른 속도로 실사용자 기반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B tv x 누구는 고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음성검색 기능을 집중적으로 고도화, 업계에서 처음으로 △인물 △국가 △장르 △연도 △화질 △가격 △최신 △관객 8중 복합 조건으로 콘텐츠 음성검색이 가능한 서비스를 구현했다. 조건 검색 기능과 재검색·재정렬 검색 기능 고도화를 통해 최대 8개까지 조건 검색어를 조합, 콘텐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검색 결과 중에서 원하는 콘텐츠가 나올 때까지 연속으로 추가 검색하는 기능도 새롭게 갖췄다.

B tv x 누구는 언제 어디서나 집안 스위치, 세탁기, 공기청정기 등 스마트 기기를 모니터링하고 작동할 수 있는 홈 사물인터넷(IoT) 서비스와 SK텔레콤 인공지능 플랫폼 누구가 제공 중인 음악, 라디오, 배달주문, 쇼핑, 날씨 알림 등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한다.

기존 누구로도 가능했던 스마트홈 서비스 기능도 돋보인다. B tv x 누구는 거실에서 TV를 보면서 집안 스마트기기를 말로 제어하고 TV 화면을 통해 실내 공기질과 에너지 사용량을 관리하는 등 집안 상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IoT 기반 스마트홈 서비스를 적용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80여개 제휴사가 만든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300여개 스마트홈 기기와 스마트홈 기능이 적용된 아파트 단지 빌트인 기기도 음성으로 편리하게 제어할 수 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