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스토어' 한국 상륙… 환호 속 '미묘한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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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10시 애플스토어 가로수길 내부에는 직원을 포함한 약 1000명의 인파가 한꺼번에 몰렸다.

국내 애플스토어 1호점이 정식 오픈했다. 애플이 우리나라에 진출한 이후 8년만이다. 애플스토어 개장을 손꼽아 기다렸던 애플 마니아는 열광했다. 하지만, '아이폰 게이트'로 인한 미묘한 긴장감도 감지됐다.

애플은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애플스토어를 개장, 공식 행사를 열었다.

애플이 국내 디바이스 유통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는 신호탄으로, 세계 리테일스토어·온라인스토어를 총괄하는 안젤라 아렌츠 애플 수석 부사장이 참석했다. 아렌츠 부사장이 공식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아렌츠 부사장은 기자와 만나 “정말 대단하다(great)”, “믿을 수 없을 정도다(incredible)”라는 감탄사를 쏟아냈다. 그는 “애플을 사랑하는 한국 고객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애플스토어 입장을 위해 영하 20도 강추위 속에서 대기한 국내 소비자는 약 700여명으로 집계됐다. 가장 먼저 매장에 입장한 최지언(18)씨는 전날 오후 3시부터 19시간을 대기했다. 부산, 광주 등 지방에서 올라온 아이폰 이용자도 상당수였다.

이들은 밤샘대기하며 애플스토어 입장을 기다린 이유에 대해 “의미 있는 첫 순간을 함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애플스토어 오픈을 계기로 '애플페이'가 빨리 도입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밤샘 대기자에게 벨킨 등 아이폰 액세서리 업체가 무료 커피를 제공하는 등 마케팅 경쟁도 치열했다.

애플스토어 내부에는 140명 애플 직원이 고객을 맞이했다. 판매 및 기기 활용 교육이 진행됐다. 이동통신사 개통시스템은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 사후서비스(AS) 공간인 지니어스바 이용도 현재는 불가능했다.

애플스토어 곳곳에서 긴장감이 맴돌았다. '아이폰 게이트' 사건으로 국내에서 형사고발 된 팀 쿡 최고경영자(CEO)와 다니엘 디시코 애플코리아 법인대표는 예상대로 오픈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한국 영업 총괄을 맡고 있는 리차드 윤 애플코리아 대표만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리차드 윤 대표는 “기분이 너무 좋다(I feel good. time so great)”면서도 “혹시 다른 궁금한 것이 있으면 애플 홍보담당자 비비안씨와 얘기하길 바란다”면서 자리를 떠났다. 현재 진행 중인 민·형사 소송건과 관련된 민감한 질문을 염두에 둔 듯, 언론 접촉을 피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애플스토어 인근에서는 30대 남성이 아이폰 게이트와 관련, 애플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우려했던 애플 측과의 심한 충돌이 일어나진 않았다.

애플은 이날 이례적으로 연예인을 공식 초청했다. 가수 에릭남은 애플의 초청을 받고 현장에 참석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에 살던 어린 시절부터 애플 PC인 맥을 꾸준히 사용해 왔다”면서 “애플 기기를 좋아하는 팬”이라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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