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심(心)비'가 무술년 새해 소비 트렌드로 주목 받으면서 식품업계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가심비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전망한 2018년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 기존에 중시되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마음심'(心)'자를 더해 가성비는 물론 심리적 만족도를 중시하는 소비 형태를 말한다.
광고회사 HS애드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120억 건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조어 '가심비'가 '가성비'의 언급량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가심비가 중요한 소비 판단의 기준으로 자리잡으면서 식품업계에서도 '셀프 선물', '감성소비' 등 가심비 위주의 소비 형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건강식품 업계에서는 가심비 트렌드 확산에 따라 '셀프 선물' 형태의 소비 문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최근 50세 전후의 여성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갱년기 증상을 건강식품 섭취를 통해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보편화되면서 관련 제품들이 중년 여성들의 대표적인 '셀프 선물'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과거 중년 여성들이 남편, 자녀 건강 관리에 챙기기에만 여념이 없었던 것을 생각하면 큰 변화다.
천호식품의 여성 갱년기 건강식품인 '우먼솔루션'은 기능성 석류농축액을 주원료로 만든 제품이다. 석류는 식물성 여성호르몬으로 불리는 '엘라그산'이 풍부한 천연 에스트로겐 음식으로 충분히 섭취하면 여성호르몬 부족으로 발생하는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제품의 주원료인 기능성 석류농축액은 갱년기 여성을 대상으로 8주간 인체 적용시험결과 섭취 4주 후부터 갱년기 상태 척도인 안면홍조, 발한, 불면증 등 11가지 현상이 모두 개선되는 효과를 보였다.
우먼솔루션 한 팩에는 석류 약 2.5개가 담겨있으며 폴리페놀류와 엘라그산 함량이 월등한 터키 안탈리아 지역의 석류만이 사용된다. 이소플라본, 라즈베리, 크랜베리 농축액을 더해 맛도 좋고 간편한 팩 포장으로 1일 2회 손쉽게 섭취 가능하다. 액상형 제품으로 캡슐이나 환 형태보다 흡수가 용이한 것도 장점이다.
홀로 식사하는 '혼밥족'에게 편의성은 물론 마음까지 충족시켜주는 가정간편식(HMR) 제품들도 돋보인다.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혼밥족들에게 따뜻한 집밥의 느낌과 만족감을 선사해 줘 가심비 트렌드에 발맞춰 더욱 각광받고 있다.
청정원의 간편식 브랜드 '휘슬링쿡'은 조리가 완료되면 휘파람 소리로 알려주는 이색적인 포장 기술로 눈길을 끌었다. 국내 최초 'CV(Cooking Valve)시스템'을 통해 집에서 요리한 것과 같은 신선한 맛과 식감을 그대로 담았다.
이마트 역시 간편식 브랜드인 '피코크'를 통해 다양한 가정간편식 제품을 선보였다. 최근 '곤드레 된장 국밥', '고사리 육개장 국밥' 등 상온 간편식을 새롭게 내놓으며 냉동·냉장 위주의 간편식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풀리고 마음에 위안을 주는 캐릭터 활용 식품들도 주목 받고 있다.
SPC그룹의 던킨도너츠는 2018 무술년 '개'의 해를 맞아 외계에서 온 강아지 캐릭터 '롱이어밥'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이달의 도넛 3종을 출시했다. 2018년의 상징인 귀여운 강아지 캐릭터를 모티브로 달콤 고소한 맛의 뼈다귀 모양 피넛버터 도넛은 소비자에게 새해의 행복함과 설렘을 선사한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두 가지의 고품질·고가 제품을 선택하는 일점호화 소비 트렌드도 불고 있다. 최근 3개월간(2017년 10월 21일~2018년 1월 20일) 티몬의 명품 스니커즈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66% 상승했다.
매출을 견인한 소비층은 20 대다. 20 대의 명품 스니커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회사는 20대가 골든구스, 발렌티노, 알렉산더맥퀸 등 30만원에 호가하는 스니커즈는 물론 구찌 등 60~80만원을 호가하는 제품도 구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급 음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20대의 호텔 뷔페 이용권 구매액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20세대의 호텔 뷔페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71% 증가했다.
식사는 물론 디저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며 서울에 위치한 호텔의 딸기 디저트 뷔페 이용권은 1인당 4만4100원임에도 2개월 사이에 2400여장이 팔릴 만큼 인기가 높은 상태다. 특히 SNS로 음식을 올리는 '푸드스타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20세대들이 호텔 디저트 뷔페를 더 많이 찾는 것으로 보인다.
천호식품 관계자는 “실속은 물론 심리적인 안정과 스트레스 완화까지 돕는 '가심비' 소비 문화가 소비자들의 삶의 만족도까지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앞으로도 변화하는 고객들의 섬세한 니즈까지 반영한 신개념 제품을 발 빠르게 선보여 건강식품 업계 트렌드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