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대우전자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이 포함된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주식매매계약(SPA) 체결과 납입금 납부 등 후속절차에서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매각이 성사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대우전자 재무적투자자(FI)들과 매각주간사 NH투자증권은 최근 이란 최대 가전업체 엔텍합과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웨일인베스트먼트가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동부대우전자 매각을 주도하는 FI 측은 지분 45.8%를 보유했지만,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을 통해 전체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2013년 DB그룹(옛 동부그룹)과 FI가 손잡고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할 당시 DB그룹이 2016년까지 동부대우전자 순자산 규모를 1800억원 이상으로 유지하지 못하거나 2018년까지 증시 상장을 못할 경우 드래그얼롱을 행사해 지분 100%를 매각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기 때문이다.
동부대우전자 인수전에는 대유그룹과 중국 메이디, 엔텍합, 베스텔 등 국내외에서 여러 기업이 관심을 가졌다. 협상 과정에서 엔텍합과 베스텔 컨소시엄이 끝까지 경합했고, 최종 엔텍합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엔텍합 컨소시엄은 매각 과정에서 중요한 문제로 부상했던 광주공장 고용 승계 등에서 우호적인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추가협상을 거쳐 이르면 이달 중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엔텍합은 동부대우전자와 이란을 비롯한 중동지역 사업을 함께하는 협력 관계다. 동부대우전자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2010년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전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정도로 동부대우 인수에 관심을 가진지도 오래됐다.
FI가 드래그얼롱 조항을 통해 매각을 추진하기 때문에 양측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매각이 성사된다. 김준기 전 회장을 비롯한 DB그룹이 FI보다 많은 지분 54.8%를 보유하고 있지만, 매각을 막지 못한다.
이란에 대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 제재 분위기가 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첨단 소재나 무기 등의 사업이 아닌 가전기업 인수까지 막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더 우세한 편이다.
사실상 유일한 변수는 엔텍합의 자금력이다. 특히 2010년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 추진시 잔금 납부를 못해 막판에 인수협상이 무산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텍합은 2010년에 계약금까지 냈지만 잔금을 못 냈던 경험이 있다”면서 “이번에도 자금력이 충분한지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