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증권 시스템 구축이라는 국가 프로젝트를 맡은 만큼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김정미 한국예탁결제원 전자증권추진본부장은 예탁결제원 설립 45년 만에 탄생한 최초 여성 임원이다. 김 본부장은 1991년 한국예탁결제원 첫 대졸 여성 중견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최초 여성 팀장과 부서장으로 경력을 쌓았다.
이제 화제성을 떠나 김 본부장에 쏠린 관심은 전자증권 시스템 개발이다. 그만큼 전자증권 시스템은 예탁결제원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 전반에 대대적 변화를 예고하는 사업이다.
김 본부장은 “전자증권 제도로 자본시장 인프라가 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선진화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며 “증권 발행, 등록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상품 별로 이뤄졌던 조직이 프로세스, 업무 별로 변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전자증권 제도는 실물증권이 사라지고, 증권 관련 업무가 디지털화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 증권발행 및 소지가 필요 없고, 발행비용 감소와 절차 간소화로 관리 비용도 절감된다. 실물증권이 없어 투자자의 분실, 도난, 위변조 등에 의한 리스크도 줄어든다.
증권 발행시장, 유통시장, 투자자, 유관기관과 정부까지 다양한 경제주체 업무에 변화가 예상된다. 선진 금융기법을 도입할 수 있게 된다.
김 본부장은 “기존 예탁제도와 병행을 하면서 새로운 전자증권 제도가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면서 “전자증권 효과를 잘 알리고, 제대로 전환될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도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자증권 제도 도입을 앞두고 신기술 도입 여부에 대한 관심도 높다. 증권 디지털화로 서비스 간 연결성이 높아지고 첨단기술 도입도 더욱 용이해진다.
시장의 관심 중 하나가 블록체인 기술 여부의 적용이다. 이 같은 기대에 대해 김 본부장은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그는 “전자증권 제도는 자본시장 인프라에 해당하는 만큼 시장에서 충분히 안정되고 유효한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이 이끄는 전자증권추진단은 전자증권제도 개발 및 정착을 위해 만들어진 한시적 전문조직이다. 한시 조직이지만 예탁결제원 내 최대 규모, 최고 인력을 배치했다.
아울러 외부 시스템통합(SI) 업체 등을 아우르는 리더십도 필요하다. 김 본부장이 추진단장으로 낙점된 것도 그동안 주요 시스템 개발부터 해외사업까지 신사업에 두루 참여한 경력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시스템 개발과정에서도 새로운 문화를 만들 각오를 전했다.
김 본부장은 “과거와 달리 시스템통합(SI) 업체들과 역할 분담도 잘 되어있고, 전문가 역할도 커져있다는 것을 느낀다”면서 “개발에 참여하는 사람 모두 시간에 쫓기지 않고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