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세계적으로 경기회복세가 확연할 때 우리 경제도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지속성장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EY한영(대표 서진석)이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연 'EY한영 신년 경제전망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국장은 기조연설에서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들이 2018년 경제적으로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한편으로는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한 무역분쟁, 지정학적 위험 격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국장은 “중장기적으로 지속성장을 위해 노동시장 개혁을 통한 고용창출과 노년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에 노력해야 한다”며 “하드웨어 중심 IT산업만으로는 국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산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규제완화, 교육제도 개선, 자본시장 육성 등이 시급하다”며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4차 산업혁명의 새 패러다임-수퍼플루이드 시대의 기업대응 전략'을 주제로 열렸다.
변준영 EY산업연구원장은 “수퍼플루이드는 경제적으로 디지털 시대를 뛰어넘는 초디지털 시대를 의미한다며, 앞으로 혁신이 가속화되면서 수퍼플루이드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퍼플루이드는 물체의 마찰력이 사라지는 초유체 상태를 뜻한다.
산업적 의미로는 초디지털 시대에는 △이종 사업자와 경쟁 심화 △플랫폼 기업 독식 △패스트 팔로어 모델 한계 △신(新) 코닥 현상 등이 산업에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은 IT·소프트웨어 산업은 초디지털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통신·금융·유통·자동차 등 주요 산업도 초디지털 확산기에 있다.
변 원장은 “수퍼플루이드 시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선택과 집중 전략이 아닌, 현재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작업을 실행하면서도 미래 고부가가치 사업을 발굴하는 '듀얼 스트레티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존 사업재편이 한계·부실기업 매각에 중점을 뒀다면, 향후 사업재편은 디지털화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수익사업도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원으로 디지털 신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애플이나 구글과 같은 대형 온라인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전 산업의 제품과 서비스가 스스로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제품의 서비스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
김영석 EY한영 디지털혁신팀 리더도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디지털 전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