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미생물을 이용해 당뇨병 치료 후보 물질을 만들어냈다. 부작용 없는 당뇨병 치료제로 응용이 기대된다.
오덕근 건국대 교수팀은 미생물에 존재하는 효소를 이용해 인체 내 존재하는 지질 조절제와 유사한 물질을 합성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들 물질의 당뇨병 치료 가능성도 확인했다.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 기능 문제로 생기는 난치성 대사질환이다. 30대 이상 성인의 30% 가량이 고위험군으로 보고됐다. 현존 치료제는 효과가 뛰어나지만 심부전, 체중 증가 등 부작용 우려가 있다.
연구팀은 부작용이 적은 당뇨병 치료 천연 물질 발굴에 주력했다. 일부 미생물이 인간 유래 지질조절제인 헤폭실린, 트리오실린 등을 합성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질조절제는 면역, 항염증, 포도당 대사 조절, 지방 대사 조절 등 생리 활성에 관여한다. 헤폭실린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칼슘 수송을 돕는다. 트리오실린은 헤폭실린이 가수분해 효소에 의해 전환된 물질이다.
연구팀은 세균 내에서 지질조절제의 생합성에 관여하는 효소, 대사 경로도 규명했다. 인체 내에서 지질조절제를 합성하는 지방산화 효소, 수산화지방산 형성 효소와 같은 기능을 하는 단백질을 발견했다.
오덕근 교수는 “인체 내에 극미량 존재하는 지질조절제를 미생물에서 대량으로 개발·생산했다”면서 “당뇨병 치료, 염증 치료, 감염 치료 등의 기능을 가진 다양한 지질조절제를 생합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실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지원사업(개인연구)으로 수행됐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