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모바일 MMORPG 신한류 양날의 검 '확률형아이템'

단일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매출이 1조원이 넘은 배경에는 '확률형 아이템'이 있다. 월 결제 한도가 최대 50만원인 온라인게임에 비해 모바일게임에는 결제 한도가 없다.

여기에 무작위로 아이템을 지급하는 부분 유료 상품인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사가 단기간에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만들었다.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사에 양날의 칼로 작용한다. 단기간에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지만 과도한 '현질'(현금을 써서 게임 아이템을 사는 행위)을 유도하면 이용자 피로감이 쌓인다. 사회 문제로 비화될 소지도 높다.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지난해 확률형 아이템을 두고 '사행성을 조장한다'며 비판했다.

게임사는 확률형 아이템이 신규 이용자와 기존 이용자 간 격차를 줄이는데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투입한 시간보다는 운에 의해 보상이 주어진다는 논리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에 확률형 아이템을 도입, '작업장'(게임사가 금지한 자동 프로그램으로 게임 내 재화를 수집해서 되파는 비즈니스)을 몰아내는데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은 여전히 호의 모습이 아니다. 돈을 쓰는 사람과 쓰지 않는 사람의 차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벌어진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인터넷 방송에서는 수천만원의 비용을 들여서 확률형 아이템을 사고 개봉하는 콘텐츠가 상업화됐다. BJ는 확률형 아이템을 개봉한 비용보다 더 많은 수익을 시청자로부터 얻는다. 일부 게임은 이를 마케팅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일반 이용자 입장에서는 자극을 받는 동시에 박탈감을 느낀다. 게임 카페나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평가에는 원하는 아이템을 얻지 못한 이용자의 불만이 넘쳐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도 이런 방식의 비즈니스가 통할 지는 미지수다. 한국과 생태계이 유사한 중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수출길이 막혔다. 북미와 유럽의 MMORPG 이용자들은 정액제에 익숙하다.

정부 규제도 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벨기에 게임위원회는 지난해 11월 게임을 하면서 판매되는 랜덤박스(확률형 아이템 일종)를 도박으로 규정하는 안을 발표했다. 미국 하와이주 하원 의원 크리스 리는 랜덤박스 판매 게임 유통을 제한하는 입법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몇 년째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는 등 게임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일부 게임사는 확률형 아이템을 축소시켰다. 글로벌 시장에서 롱런하기 위한 전략이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모바일에서 △현금을 투입해 장비 아이템을 무한대로 강화하는 초월과 진화 단계를 없애고 △이용자가 장비 강화 성공 확률을 직접 정하며 △랜덤박스에 등장하는 아이템은 대부분 실제 플레이로도 획득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넥슨은 '야생의땅:듀랑고'에서 △편의성 △시간 단축 △외형 치장 위주로 과금할 계획이다. 게임빌은 '로열블러드'에서 △실패 없는 강화 △최고 등급 아이템을 현금으로 판매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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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미국 LA에서 열린 게임쇼 E3 야생의 땅 듀랑고를 플레이 하는 관람객들

표3> 확률형 아이템 각국 정부 규제 현황, 출처: 각국 종합

[이슈분석] 모바일 MMORPG 신한류 양날의 검 '확률형아이템'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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