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2년째 미국 무역대표부(USTR) 선정 '악덕시장'에 오르는 불명예를 얻었다. 미국 대중 공세의 주요 표적이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무역전문지 '인사이드 US 트레이드' 등에 따르면, USTR은 알리바바 대표 쇼핑몰 '타오바오'를 지식재산권(IP) 침해와 상표 위조 조장 등 이유로 '2017 악덕시장' 명단에 올렸다. 여기에는 타오바오 온라인 시장 25개와 오프라인 시장 18개가 포함된다.
타오바오는 2011년 처음으로 USTR 악덕시장 명단에 올랐다가 알리바바가 '짝퉁 퇴출 운동'을 벌이겠다는 약속을 내걸자 이듬해 빠졌다. 하지만 USTR은 2016년부터 미국 산업과 소비자에게 피해를 끼친다는 이유로 다시 악덕시장으로 분류했다.
USTR은 “알리바바가 사이트에서 판매된 가짜 상품 규모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기준을 밝히 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 판매량이 감소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입증하지 못했다”고 재지정 이유를 밝혔다.
이에 알리바바 측도 성명을 내고 “보호무역주의 부상의 결과 알리바바는 고도로 정치화된 환경 아래서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점수를 따려는 USTR 희생양이 됐다”면서 “USTR 조치는 미국 이외의 시장만을 대상으로 한 악덕시장 목록이 지식재산권을 보호 차원이 아니라라 미 정부의 지정학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인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알리바바가 미국과 중국 간 패권 다툼의 희생양이 됐다고 보고 있다. 앞서 알리바바 그룹 자회사인 앤트 파이낸셜은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제동으로 미 송금회사 '머니그램' 인수합병(M&A)에 실패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도 미 상무부의 중국산 알루미늄 합금 시트에 대한 반덤핑조사와 관련, 지난 12일 중국산 알루미늄 제품으로 미국 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만장일치로 판결, 대중 공세에 힘을 실었다.
중국 상무부도 “미국이 이처럼 독단적인 보호무역주의 행위를 이어간다면 중국의 합법적인 권리와 국익을 지켜내기 위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