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연구진이 마약 해독 성분을 함유한 '코 스프레이'로 도박 중독을 막을 수 있을지 알아보는 실험을 진행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헤로인 등 마약을 해독하는 날록손 성분으로 만든 코 스프레이는 기존에 아편이나 모르핀 과다 투여환자의 응급 처치에 주로 사용돼왔다. 특정 중독 현상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쾌락에 관계된 신경 전달 물질 '도파민'의 생성을 막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연구진은 최대 130명의 실험 참가 대상을 모집하고 있다. 이중 절반은 3개월 동안 실제 코 스프레이를 사용하고 나머지 절반은 가짜 스프레이를 지급 받아 사용하게 된다.
연구진은 다음 주 중 실험을 시작해 1년 동안 진행할 예정이다.
핀란드 헬싱키 소재 국립보건복지연구소의 한누 알호 중독의학 교수는 “과거 날록손과 비슷한 성분을 함유한 알약으로 도박 중독을 치료한 사례가 있다. 당시 효과는 있었지만 흡수되기까지 최소 1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을 안고 있었다”면서 “이 스프레이는 수 분 내에 뇌에 유입되기 때문에 현장 도박꾼들에게 유용할 것”이라 말했다.
현재 핀란드 15∼74세 인구 중 심각한 수준의 도박 중독으로 고통받는 사람은 약 2.7%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지난 2015년 아편제를 과다 투여한 사람들에게 스프레이 형태의 날록손 키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날록손을 코로 흡입하면 근육 주사와 그 효과가 비슷하거나 더 좋았고, 반응 시간도 덜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