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주요 게임회사 최고경영자(CEO) 얼굴이 바뀌고 있다. 지난해 최대실적을 올린 업체와 부진한 업체 모두 급변하는 시장에 맞춰 변신을 시도한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최근 조직 개편에서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글로벌 최고창의책임자(CCO)를 겸직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신기술 등 미래 성장 동력을 김 대표가 직접 챙긴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1조원 매출을 돌파하는 등 최대실적을 거뒀다. 온라인게임 '리니지'를 모바일로 옮긴 '리니지M'이 주력이었다. 올해 역시 '리니지2M' '아이온템페스트' '블레이드앤소울2' 등 모바일게임을 주축으로 대형 신작 출시를 준비한다.
넥슨코리아는 박지원 대표 후임으로 이정헌 부사장을 내정했다. 이 신임대표는 1월 말 이사회를 거쳐 취임한다. 신임 대표 취임 이후 조직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지난해 창사 후 처음으로 2조원 매출을 돌파했지만 국내에서는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의 거센 도전을 받았다. 넥슨이 올해 출시를 예정한 신작은 대부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게임이다. 국내에서는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피파온라인3' 인기를 신작 '피파온라인4'로 옮겨와야 한다. 피파온라인 시리즈 성공을 주도한 이 신임대표가 수장으로 나서 국내 기반을 다지고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작을 내는데 집중한다.
모바일게임 붐을 일으켰던 1세대 기업은 창업주가 물러나며 2기를 맞았다.
선데이토즈는 이정웅 대표를 비롯한 창업 3인방이 최근 퇴사하며 김정섭 대표 단독 체제를 갖췄다. 이 회사는 애니팡 시리즈로 성장한 대표 모바일게임 회사다. 애니팡 흥행 이후 모바일 캐주얼게임을 연달아 내놓았지만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롤플레잉게임(RPG) 위주로 급격히 재편되며 최근 부진했다. 선데이토즈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캐주얼게임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레이드'로 고퀄리티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ORPG) 시장을 연 김재영 전 액션스퀘어 대표도 최근 회사를 떠났다. 김 대표는 지난해 3월 대표직을 사임하고 개발총괄이사(CCO)로 개발에 집중했다. 9개월 여만에 재충전을 이유로 사직했다.
액션스퀘어는 네시삼십삼분, 카카오와 공동으로 1분기 '블레이드2'를 출시할 계획이다.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매출 최상위권을 차지했지만 MORPG도 여전히 상위권 매출을 올리는 장르 중 하나다.
한국 게임업계는 지난해 처음으로 12조원 매출을 돌파했다. 외형은 성장했지만 환경은 여전히 척박하다. 국내 시장은 대형사 독과점 형태로 재편됐다. 중국 시장은 판호 장벽에 가로 막혔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킹, 수퍼셀 등 초대형 업체와 경쟁해야 한다. 장기인 모바일 RPG 장르는 점유율을 높여야 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