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가위, 합성생물학, 유용미생물 등 유망 바이오 분야에서 9년짜리 '연구개발(R&D) 서바이벌 콘테스트'가 열린다. 젊은 연구자 여럿이 특정 분야 R&D를 경쟁적으로 수행한다. 각 단계를 통과한 연구팀은 늘어난 연구비를 지원받으며 세계 최초 기술 개발에 도전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 같은 방식의 '대한민국 바이오 위대한 도전(Korea Bio Grand Challenge)' 사업 신규 R&D 과제를 공모한다고 8일 밝혔다. 지난해 발표된 '바이오경제 혁신전략 2025'의 대표 사업이다. 9년 간 국비 405억원을 투입한다.
유전자가위, 합성생물학, 유용미생물 등 유망 분야서 세계 최초 기술을 개발할 '한우물 연구'를 장기 지원한다. 바이오 분야는 R&D 승자가 시장을 독식하는 대표 분야다. 정부는 독창적 연구를 통한 전례 없는 신기술이 바이오경제 열쇠라고 판단했다.
최장 9년 간 장기 연구를 보장해 미래를 내다보는 선도·도전 연구를 유도한다. 연구자는 각 단계 과제를 모두 수행하면 최대 82억원을 지원받는다. 동일 주제 중복 연구가 허용된다.
연구자는 연구 목표 달성을 위해 창의성을 발휘해야 한다. 사업 수행 과정에서 일부 연구팀이 탈락하고 일부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경쟁형 R&D 사업이기 때문이다. 사업 첫해인 올해는 9개 연구팀을 선정해 각각 5억원을 지원한다. 2020년까지 과제 수행 후 6개 팀을 선별한다. 팀 당 연구비는 7억5000만원으로 늘린다.
6개 팀은 또 다시 경쟁을 거친다. 2024년 최종 3개 연구팀만 남는다. 최종 선정 연구팀에 15억원씩 투자, 2026년까지 연구를 지원한다. 동일 주제를 둘러싸고 여러 팀이 연구를 시작해 최종에선 주제 별 1개 팀만 남는다. 최종 선정 팀은 2018년부터 2026년까지 9년 간 연구를 수행한다.
과기정통부는 연구팀 선정 평가에 공을 들인다. 기존의 떨어뜨리기식 평가를 지양하고 선배 연구자가 후배 연구자를 도와주는 형태로 바꾼다. 제안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데 주력한다. 분야 별 우수 연구자를 평가자로 섭외하고, 합숙 평가를 시범 도입한다.
정부는 유전자가위, 합성생물학, 유용미생물 연구의 파급력이 크지만 아직 기술이 성숙되지 않아 기회가 클 것으로 기대했다. 유전자가위 시장은 2022년 25조원, 유용미생물 시장은 46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주요국 간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도전적인 목표를 제시해 기존 기술을 뛰어넘는 차세대 원천기술을 세계 최초 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